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 '임신중독증' 건강보험 진료비를 분석한 결과, 환자는 2006년 1천865명에서 2011년 2천34명으로 늘었으며, 매년 평균 분만여성 1천 명당 약 5명이 임신중독증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기준 연령별 환자는 30~34세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분만여성 1천 명당 진료환자는 30~34세 4.5명, 35~39세 7.6명, 40~44세 9.1명으로 35세에 이후 환자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특히 20대 3.8명에 비해 40대 10.1명으로 약 2.6배 많았다.
임신중독증 관련 건강보험 진료비도 2006년 7억6천만원에서 2011년 12억3천만원으로 6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진료환자 1인당 진료비는 54만여원으로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5.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신과 함께 오는 고혈압성 질환
"손이 많이 부어요. 혹시 임신중독증이 아닌가요?" 산부인과 병원을 찾는 산모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하지만 붓는 증상만으로는 임신중독증이라고 진단을 내릴 수가 없다. 임신중독증은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을 말한다.
임신 전부터 고혈압이 있거나 임신 20주 이전에 고혈압이 발견되는 경우는 '만성 고혈압'이라고 하고, 임신 20주 이후에 고혈압이 발견되고 출산 후 정상화되는 경우 '임신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과 함께 소변에서 단백성분이 나오면 자간전증(또는 전자간증)이라고 한다. 자간전증은 임신 중에 고혈압성 질환을 원인으로 경련,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원인은 다양하다. 착상 이후 발달단계에서 태반에 혈류장애가 생겨 증상들이 나타난다. 여기에 유전, 환경, 비만, 당뇨 등 산모의 요인 탓에 악화되기도 한다. 발생 위험인자는 만성고혈압, 만성신장질환, 당뇨병, 비만, 출산 경험이 없는 미산부, 20세 이전 또는 35세 이상, 쌍둥이 이상 임신 등이다. 위험인자가 있는 산모는 반드시 제때 산전 진찰을 받아야 한다.
◆특이 증상 있으면 반드시 진료
초기에는 단순히 혈압만 오르고, 별 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진행될수록 몸이 붓거나 소변량이 줄고 두통과 윗배 통증, 시야장애, 경련 등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증상이 생긴다면 이미 질환이 많이 진행됐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별 다른 증상이 없다가 임신 후반기에 갑자기 진행될 수도 있다. 임신 32주에 접어든 산모 김미영(가명) 씨는 새벽에 머리를 감싸고 급하게 분만실을 찾았다.
출산 전 진찰에서 혈압도 정상이고 비만이나 당뇨 등 특별한 원인도 없었다. 사흘 전부터 속에 메스껍고 머리가 많이 아팠지만 별 일이 아닐거라며 참다가 약국에서 두통약을 사서 복용했다.
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급기야 새벽에 급하게 산부인과 병원을 찾았다. 김 씨의 혈압은 이미 수축기 190, 이완기 120까지 높아졌고, 시야도 흐려진 상태였다. 응급차를 타고 대학병원으로 옮겨 제왕절개로 분만했지만 뇌출혈이 와서 경련까지 일으켰다. 이처럼 임신중독증은 급격히 악화되기 때문에 특이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함부로 혈압약 복용은 금물
가장 원칙적인 치료는 분만이다. 34주 이후에는 분만이 원칙이며, 34주 이전의 경우, 조산 위험성과 임신 중독증으로 인한 태아나 산모의 위험성을 고려해서 결정한다. 질환이 많이 진행되고 발작을 일으키면 무조건 분만을 해야 한다.
일단 유도분만을 시도하며, 반드시 제왕절개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태아나 산모의 몸이 좋지 않아 빠른 분만이 필요한 경우 제왕절개술을 먼저 고려한다. 효성병원 성효정 과장은 "함부로 혈압약이나 다른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태아로 가는 혈액량을 조절하지 못해 성장발육 부전이나 심한 경우 태아 사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임신중독증을 예방한다고 입증된 약물이나 음식은 없으므로 임신전 당뇨나 고혈압, 비만이 있는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고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효성병원(산부인과 전문병원) 성효정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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