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조각가 토니 크랙이 26일 열린 우손갤러리 개관전시에 참석했다. 토니 크랙의 한국 방문은 15년 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 이후 두 번째다.
토니 크랙은 신작 8점을 선보였다. 그가 선보인 '이성적 존재' 연작들은 물결무늬 같은 추상적인 형태이면서도 그 작품을 입체적으로 살피다 보면 사람의 옆모습이 언뜻언뜻 비친다. 대구를 찾은 토니 크랙을 만났다.
"모든 물질과 존재에는 존재하는 이유가 있지요. 그 존재의 이유를 조각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15년 만에 찾은 한국이지만 익숙한 듯했다.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한국 학생들을 만나는데다 이웃집 사람이 한국인이라 '한국음식도 좋아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젊은 시절 과학도의 길을 걷다가 미술가로 진로를 바꾼 토니 크랙은 인터뷰 내내 진지하게 조각에 대한 열정을 쏟아냈다. 스스로를 '조각에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은 그 목적이 있기에 형태가 비슷하다. 하지만 자연이 만들어놓은 형상은 그 자체로 존재한다. 그는 예술을 자연의 형태로 비유했다.
"인공적인 것은 특정한 기능을 위해 만들지만, 예술은 그렇지 않아요. 자연처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죠. 원래 있었던 형태가 아니라 작가가 의도하에 창조해 새롭게 제시한 형태이니까요."
그는 '추상'이라는 말은 매우 미묘하다고 말했다. 추상이기도 하면서 세부적으로 구상적인 이미지가 있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전체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이미지라고 생각하는 인간의 몸도 어느 일부분만 보면 추상으로 보일 수 있듯이 말이다.
그는 1970, 80년대 플라스틱 폐기물을 벽에 붙이는 작품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당시 성행하던 미니멀리즘에 대해 의도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그리고는 '인간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고 작품을 통해 제안했다.
최근에 선보이는 '이성적 존재' 연작에 대해 그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이성적 존재라고 설명하면서 동시에 감정에 지배당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각이라는 장르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들을 풀어냈다.
"조각은 자연으로부터 나온 재료로 만드는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표현 방법입니다. 조각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항상 그 시대, 다른 기능과 표현으로 작품을 보여주기 때문에 언제나 이제 막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죠. 사람들은 빙산의 일각과 같은 현실밖에 보지 못하지만 조각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은 빙산 아래, 긍정적인 삶의 가치를 표현합니다."
그는 조각이 현대미술 가운데서도 '가장 현대미술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나의 조각 작품 앞에서 우리의 존재를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 19일까지 우손갤러리에서 열린다. 053)427-7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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