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기들 예산 50% 증액, 공약 65% '뻥'…18대 국회 종료

말 많고 탈 많던 18대 국회가 29일 종료됐다. 18대 국회는 국회의원 수가 늘고 입법부 예산도 급증하면서 몸집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최루탄까지 등장해 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됐다. 마지막 본회의에서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된 것만이 위안거리다. 19대 국회는 18대 국회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체격만 키운 약골 국회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국가기관별 예산 현황'에 따르면 입법부의 2012년 예산은 5천889억원으로 5년 전(3천943억)에 비해 절반이나(49.4%) 늘었다. 같은 기간 행정부는 36.4%, 사법부는 25.9% 늘었을 뿐이다.

2009년 착공해 이달 입주한 제2의원회관 건립에 1천881억원이나 썼다. 기존 의원회관을 뜯어고치는 비용(477억원)까지 더하면 2천358억원이나 된다. 제헌국회 개원 당시 198명에 불과했던 국회사무처 직원은 2010년 1천764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른 인건비 예산만 2007년 2천91억원에서 올해 2천729억원으로 30.5%나 증가했다. 국회의원 보좌진도 늘었다. 정부가 예산을 어떻게 편성하고 집행하는지 감시'감독해야 할 입법부가 정작 몸집만 불린 셈이다. 그사이 국회의원 수는 1948년 제헌국회 당시 198명에서 19대 국회에 300명으로 늘었다. 단 하루만 국회의원을 해도 만 65세부터 평생 월 120만원의 연금을 받는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을 2010년 2월 통과시켰다.

◆폭력국회의 대표격 '최루탄 국회'

한미 FTA와 미디어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전기톱과 해머가 등장했다. 여야 의원이 서로 주먹을 휘둘러 '핵주먹 국회'라는 말도 나왔다. 지난해 11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이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단독 처리하려 하자 민주노동당(현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이 국회의장석 앞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다. 99건의 법안이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처리됐다. 질서유지권은 9번이나 발동됐다.

◆기본적 소임도 '모르쇠'

1만4천762건의 법안이 18대 국회 때 발의됐지만 6천489건이 처리되지 못했다. 절반 가까이(43.9%)가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이 중 365건을 발의한 의원도 있고, 단 한 건도 발의하지 않은 의원도 있다. 2008년 5월 30일 국회 임기가 개시됐지만 원 구성까지 89일 걸렸다. 19대 국회도 이를 본받아(?) 원 구성에 기 싸움을 펼치고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8대 의원들이 약속했던 공약 이행률은 35.1%다. 공약 3개 중 1개만 실천했다는 뜻이다.

마지막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제도를 도입하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이 거의 유일하게 잘한 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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