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도 한복판에… 가게 앞 떡하니… 도심 유흥가 불법주차 몸살

차로 아예 점령… 금지 표지판 있어도 막무가내

28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고속버스터미널 뒤편 유흥가 주변 도로에 불법주차 차량들이 편도 2차로 중 1개 차로를 점령한 채 줄지어 서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8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고속버스터미널 뒤편 유흥가 주변 도로에 불법주차 차량들이 편도 2차로 중 1개 차로를 점령한 채 줄지어 서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8일 오후 11시 대구 중구 동성로1길. 휴대전화 판매점이 밀집돼 '통신골목'이라고 불리는 이곳 왕복 2차로는 밤이 되면 주차장으로 변한다. 밤 늦은 시각 차를 타고 인근 로데오골목으로 나온 사람들이 주차하기 때문이다. 일부 운전자들은 인도 한복판에 차를 올려놓기도 한다.

분식점을 운영하는 한 아주머니는 "운전자들이 손님이 지나갈 틈도 없이 가게 앞에 차량을 바짝 붙여 세워 싸움이 잦다. 경찰을 불러 해결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정 대구 동구 신천동 고속버스터미널 뒤편 유흥가. 왕복 4차로 중 가장자리 두 개 차로는 아예 불법주차 차량이 점령했다. 이 도로와 연결되는 이면도로 1차로도 불법주차 차량으로 가득찼고, 교차로 한 중간에 설치한 교통섬에도 불법주차 차량으로 빼곡했다. 보다못한 경찰이 오전 1시쯤 교통섬 위에 주차해 놓은 차량에 대해 사진을 찍고 스티커를 발부했다.

모텔을 운영하는 박숙자(50'여'동구 신천동) 씨는 "어떤 차는 모텔 주차장 입구를 가로막은 채 차를 댄다"며 "CCTV로 불법 주차차량이 보이면 바로 뛰어나가 다른 곳에 차를 대라고 소리치는 게 일상"이라고 말했다.

대구 시내 유흥가 주변 도로들이 불법주차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정차 금지 표지판이 있지만 운전자들은 막무가내로 불법주차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통행방해는 물론 크고 작은 사고로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 동구 신암동 성보학교~아양교 사이의 왕복 2차로 도로 한 쪽은 주'정차 금지 표시가 있다. 하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가장자리 차로는 불법주차 차량이 점령하고 있어 도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중앙선을 침범할 수밖에 없다.

이모(79'대구 북구 검단동) 씨는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교행 중 접촉사고가 나는 경우도 많고, 자전거 이용자들이 통행 차량과 불법주차 차량 사이에 끼어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 롯데백화점 뒤편은 달서구청이 집중적으로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하는 곳이다. 하지만 27일 오후 3시쯤 기자가 찾았을 때 불법주차 차량이 도로 양 쪽을 점령했다. 반면 인근에 있는 상인공영주차장에는 차량이 절반도 차지 않았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불법주차 과태료가 4만원인데 이는 공영주차장에 하루 종일 차를 세워두고 내는 주차요금보다 많다"며 "이런 데도 불법주차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대구 달서경찰서 교통과 관계자는 "운전자들이 '나 하나쯤 괜찮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불법주차를 일삼고 있다.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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