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정길 대구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 "모두가 수준 높은 문화예술 즐기는 도시로"

투자→명품공연→문화 향유→수익 선순환 구조의 '마중물' 역할 할 것

# 턱없이 부족한 기금 최대 걸림돌 기업 메세나·수익모델 창출 추진

"높은 수준의 문화예술에 시민 모두가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대구문화재단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대구문화재단 김정길 신임 대표이사는 "지역 문화예술 수준 향상과 저변 확대를 위해 대구문화재단이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중물은 펌프로 물을 퍼 올리기 위해 펌프 위에 붓던 물 한 바가지를 말한다. 마중물이 없으면 펌프에서 물을 퍼올릴 수 없다.

김 대표는 "현재 대구시민 중 문화예술 향유 계층은 30% 정도지만 이 비율이 70%를 넘는다면 문화재단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만약 대구시민 80%가 한 달 평균 10만원을 전시나 공연 등을 즐기는데 쓴다면 무려 1조6천억원이 문화예술계에 돌게 됩니다. 그러면 굳이 문화재단의 지원이 없더라도 문화예술계가 살아 움직일 겁니다. 문화재단은 그러한 토양을 만드는 밑거름 역할을 할 겁니다."

김 대표는 현재 대구문화재단이 당면한 가장 큰 걸림돌로 '턱없이 부족한 사업비'를 꼽았다. 현재 문화재단의 사업 대부분이 국비 지원 사업이고, 국비가 지원되는 각종 문화예술지원 사업을 대행하는 하부조직이 되고 있다는 것. 사실상 정부 예산을 나눠주는 '은행 창구'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문화예술진흥사업의 경우 지난해 신청이 400건 들어왔지만 선정된 것은 240건이고 실제 추진된 것은 46건에 불과했다. 공연창작활동 지원 예산도 작품별로 1천만~1천700만원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 충분한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지자체 성격에 맞는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하려면 튼튼한 재정 기금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대구시의 문화재단 조례를 보완해야한다고 했다.

부산문화재단의 경우 매년 20억원을 부산시가 증자하도록 규정돼 있고, 인천은 매년 60억원을 기금으로 출연토록 돼 있는데, 대구는 기금 조달에 관한 구체적인 금액이나 시기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기금 및 사업비 확보를 위해 지역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과 수익 모델 창출 등을 추진할 생각이다. 지역 기업들을 상대로 문화예술 지원 사업의 취지와 성격, 필요성 등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는 것. 또한 서울'수도권의 대기업과 해외 교민 기업들까지 메세나 운동의 폭을 넓혀 가겠다는 복안이다. 수익성 높은 문화사업에 투자해 거둬들인 수익을 다시 지역 문화예술계에 투자함으로써 자금의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지원 예산 집행 방식과 수혜자들의 만족도에 대한 시장 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문화재단의 역할은 어떤 사업에 어느 전문가가 적합한지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라며 "문화'예술인은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고 시민들의 만족도는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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