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창록 바르게…대구북구협의회장, 조선족에 '희망의 장학금'

국어사전·애국가CD·운동회 지원…생계지원 공동농경지·소 등 선물도

"중국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조선족 자녀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도록 돕고 싶어요."

바르게 살기운동 대구북구협의회 김창록(62) 회장은 중국 조선족 자녀들의 학업을 돕는 살가운 아저씨로 소문나 있다. 흑룡강성 가목사시 조선족기초교육중심학교 학생들에게 8년째 사랑을 전하고 있다. 그는 2005년부터 매년 가정형편이 어렵고 성적이 우수한 50여 명의 학생에게 5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올 4월에도 학교를 방문해 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유치원, 초등, 중등, 고등 교육과정을 두고 있는 조선족기초교육중심학교는 전교생이 400여 명으로 부모들은 농사를 짓거나 공장, 식당에서 일하며 모두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2000년 중국 흑룡강성에 있는 한국기업이 주최한 골프대회에 참가하게 됐어요. 당시 한국기업들이 만찬장에서 조선족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을 봤어요, 이에 자극받아 한국기업이 없는 지역의 조선족학교를 소개받아 장학금을 주게 됐습니다."

그는 또 이 학교가 형편이 어려워 운동회를 열지 못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매년 운동회 경비도 400만원 넘게 5년째 지원해오고 있다. 운동회에 필요한 한복 85벌과 장구 30개, 부채 등도 사주었다.

특히 조선족 학생들이 모국을 잊지 않도록 한글 공부를 돕기 위해 국어사전을 보내고 애국가 CD, 태극기 등도 지원했다.

"어린 학생들이 운동회 때 고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는 모습이 정말 예뻤습니다. 춤사위마다 한민족의 자긍심이 느껴지더군요."

그는 조선족 학교를 도운 공로로 작년에 가목사시 교육청으로부터 명예교장에도 임명됐다. 그의 주선으로 2005년 중국의 조선족기초교육중심학교와 대구 경신정보과학고간 자매결연 협정도 체결됐다.

그는 중국 가목사시의 조선족 80여 가구가 사는 신합촌 주민들의 생계도 돕고 있다. 올해 4월 신합촌에 공동영농을 위해 2천200만원을 들여 중국 정부 땅 10㏊를 임대, 마을 주민들에게 쌀 농사를 짓게 해주었다. 마을 주민들이 쌀 농사로 나오는 수익금 일부는 조선족기초교육중심학교의 운동회 기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처음에 신합촌 주민들에게 소 50마리를 사줄 계획이었지만 현지 소값이 예상보다 비싸고 날씨도 추울 땐 영하 40℃까지 내려가 공동 소 사육이 어렵다는 판단에서 공동농경지를 선물했다.

"장학금을 받은 조선족 학생들이 나중에 대학에 진학해 고맙다는 편지가 자주 와요. 학생들이 훌륭한 사람이 되어 중국에 사는 어려운 조선족을 많이 돌봐줬으면 해요."

그는 올 가을에는 가목사시 노인회 어르신 1천여 명에게 경로잔치도 베풀어줄 계획이다. 경로잔치를 위해 민요가수, 마술, 각설이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연예예술봉사단체도 꾸렸다. 그는 또 경로잔치 행사 때 어르신들의 시력보호를 위해 돋보기 안경도 맞춰줄 생각이다.

그는 지역에서도 장학사업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작년부터 대구 경신정보과학고 학생들에게 매년 2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해주고 있으며 2009년에 대구소방안전본부 클린연합회를 조직해 소방공무원 자녀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바르게 살기운동에 20년 넘게 몸 담아오고 있는 그는 2003~2006년 바르게 살기운동 북구협의회 회장을 역임한 데 이어 올해 다시 10대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런 봉사 활동으로 대통령, 내무부장관, 대구시교육감 표창을 받았으며 현재 경북대 대학원 정책리더십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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