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경제 위기 속에서도 지역내 성장을 이끌어왔던 포항이지만 최근 주력 산업인 철강경기 하락으로 인해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조사한 포항의 지역내총생산(GRDP)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부도업체도 늘어나 덩달아 고용이 축소되고 실업은 더 늘어났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사들의 재고도 넘쳐나고 있다.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질 수밖에 없는 경제적 수치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물가도 지난해 말 기준 4%로 오름세다.
◆지표로 본 포항경제
포항시의 최근 주요 경제지표가 심상치 않다. 특히 포항의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포스코의 최근 철강생산량은 2009년에 전년대비 -3.9%로 감소했다 2010년 0.1%, 지난해 소폭 증가하는 등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올들어 생산량 급감이 예상된다. 실제로 포스코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단독 기준 4천2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0% 이상 감소했다. 더구나 동국제강 포항제강소도 6월부터 1후판공장의 문을 닫기로 결정함에 따라 지역경제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취업자수도 2008년 22만7천300명에서 2009년 22만5천700명, 2010년에는 22만2천600명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상북도의 경우 전년대비 증가율이 2009년 -2.4%에서 2010년에는 -0.1%로 크게 회복돼 대조적이다.
2009년 기준 포항시의 지역내총생산 규모는 명목기준으로 15조6천139억원으로 경상북도의 22.6%를 차지했으나 물가상승분을 제거한 실질지역내총생산의 비중은 경상북도의 21.0%다. 2002년 24.2%에서 매년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준홍 차장은 "종합적인 물가지수라 할 수 있는 GRDP디플레이터의 추이에서도 2005년 기준년을 100으로 볼 때 경북도는 4.5% 정도 상승에 그친 반면 포항시는 12.3%로 물가수준이 3배 정도의 속도로 빠르게 상승했다"며 "이는 성장없는 고물가 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락하는 경제원인과 대책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철강산업 의존도가 높은 데다 국내외적으로도 경쟁상대가 급부상하면서 철강경기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과 인도의 철강산업이 2000년대 들어서면서 급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광양, 당진 등 기타 철강도시들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포항이 그동안 거의 독점적인 철강도시로서 누려왔던 위상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가동 등으로 포스코의 독점적 지위도 위협받고 있다.
포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철강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요산업을 창출해 나가는 노력과 함께 제조업 중심에서 관광, 호텔과 같은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 분야와 첨단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도시로서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로봇 및 바이오 등이 어우러진 첨단과학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후속대책들이 정부의 지원과 함께 시급히 뒷받침 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포항상의 관계자는 "포항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을 비롯한 부품단지조성, 영일만 배후단지의 지속적인 개발 등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포항경제가 예전처럼 활력을 되찾을 것이다"고 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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