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거북이 행정, 사립유치원 납입금 인상을 낳다

정부가 물가안정화 대책에 동참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 학급당 운영비를 지원(본지 30일자 5면 보도)하고 있지만, 구미지역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부터 등록금(입학금+수업료)을 동결한 사립유치원에 학급당 월 2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구미지역 사립유치원 절반 이상은 이미 올해 초부터 등록금을 포함한 교재학습비, 캠프비, 종일반, 현장학습비, 특별(영어'음악'미술'체육'한자 등) 활동비 등을 줄줄이 인상했다.

특히 구미교육지원청은 차량운영비와 현장학습비, 원복비, 전형료 등은 인상하더라도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편법으로 이들 항목에 대해 비용을 올려받은 뒤 정부 지원금을 또다시 받아낼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당초 구미지역 사립유치원 49개(신설 유치원 4개소 제외) 가운데 45개 유치원이 학급당 운영비로 모두 6억1천920만원을 지원받기로 됐었다. 그렇지만 27개 사립유치원은 이미 각종 납입금을 인상해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이 가중되는 등 정부 방침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을 비롯한 교육당국의 거북이 행정도 사립유치원들의 납입금 인상을 부추기는 데 한몫을 했다.

교과부는 지난해 3월부터 물가안정화 대책에 동참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 학급당 운영비를 지원할 것을 시달했다. 그렇지만 교육당국은 이달 중순 겨우 사립유치원 재정지원 방침을 확정했다. 유치원의 학기가 3월부터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너무 늦은 셈이다. 교육당국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막고, 보육의 질 등을 높이는 정책을 마련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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