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은 서민음식의 대명사다. 국밥의 맛은 장터 국밥이 최고다. 대부분 우시장 옆에 열리는 국밥집은 얼큰하고 구수한 냄새의 주인공이다. 새벽시장에 나온 장터 사람들은 얼큰한 국밥 한 그릇과 막걸리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국밥은 늘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저렴하고 푸짐한 음식으로 따지자면 국밥만한 게 없다. 돼지국밥의 본고장은 대구경북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대부분 국과 밥을 따로 내는 '따로 국밥'형식이다. 하지만 정통국밥은 큼지막한 사발에 밥을 꾹꾹 말아 철철 넘치도록 푸짐하게 담아내는 주인의 인심이 가득 담겨 있다.
국밥도 시대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요즘은 몸에 좋은 한약재료를 넣은 '웰빙식 국밥'이 인기다. 계명대학교 언론영상학과 교수와 직원들은 대학 앞 '오가피 한방 국밥'을 즐겨 찾는다. 구교태 교수는 "강의를 끝낸 후 출출할 때 학과 동료와 어울려 오가피 한방 국밥 한 그릇 하면 속이 든든해진다"고 추천한다.
점심이 약간 이르다 싶은 시간이지만 이미 식당에는 여러 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오가피 한방 국밥 정영호 대표는 "점심 시간에 손님이 집중돼 때로는 번호표를 배부해야 할 정도"라고 설명한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역시 '오가피 한방 순대국밥'이다. 자리에 앉으면 약초를 넣어 달인 음료를 제공한다. 상큼한 향이 기분을 좋게한다.
오가피 한방 순대국밥은 우묵한 뚝배기에 담겨 나온다. 얼른 보기엔 '양이 좀 적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막상 먹어보면 만만찮은 양이다. 뚝배기의 모습이 다른 집 그릇보다 깊숙하기 때문이다. 뽀얀 국물 속에는 인삼과 순대, 돼지고기가 푸짐하게 들어있다. 구수한 냄새에 이끌려 얼른 한 입 맛본다. 한약재 냄새가 살짝 풍기며 시원한 느낌이다.
'음~ 바로 이 맛이야!' 하며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한다. 오가피 한방 국밥을 먹을 때는 각자 입맛에 맞춰 양념장과 부추무침, 새우젓을 살짝 곁들이면 좋다.
서정남 학과장은 "한약재를 넣어 2시간 동안 푹 우려낸 국물이라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맛이 있다"며 "인삼과 순대를 넣어 쫄깃하고 깔끔한 맛을 내 국밥 맛의 수준을 높였다"고 한다.
이상식 교수는 오랜 단골이다. 이 교수는 "3년 전부터 이 집의 맛을 즐겨왔다"며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고 돼지국밥의 맛을 진화시킨 것이 이 집 국밥의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이예지 조교는 "평소 가벼운 음식을 좋아하지만 이 집은 맛이 담백하고 냄새가 없어 먹기에 부담이 없다"고 말한다.
박기남 영상실습실 조교도 "은은한 한약재 냄새가 배어 있어 마치 보양식을 먹는 느낌이다. 소화도 잘 된다"고 자랑한다. 정상환 사무원은 "평소 돼지국밥을 좋아해 국밥집 순례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손꼽히는 단골집 중 한 곳"이라고 말한다.
손님들의 평가대로 깊숙한 뚝배기의 풍성함, 속이 시원한 국물 맛, 상큼하게 씹히는 인삼, 순대의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이 식당 주인 정영호'이경희 씨 부부는 "경기도는 순대국밥, 전주는 콩나물국밥이 유명하지만 대구경북은 역시 돼지국밥"이라며 "우리 집은 일일이 한 그릇씩 직접 끓여 내는 웰빙식 돼지국밥"이라고 소개한다.
오가피 한방 순대국밥 7천원, 오가피 한방국밥 6천원, 콧등 살 수육 2만원, 한방 수육 1만5천원, 곱창전골 2만3천원, 순대전골 1만8천원이다. 예약 053)591-5867.
##추천 메뉴-한방 수육
부추'팽이버섯 섞어 먹는 삼겹살에 '콧등 살' 특별한 맛까지
"오가피 한방 국밥도 좋지만, 한방 수육에다 콧등 살도 맛볼 수 있습니다."
콧등 살은 어느 부위일까? 정 대표가 '얼굴 부위'라고 설명한다.
한방 수육은 부추와 팽이버섯을 깔고 삼겹살을 굵직하게 썰어 김을 술술 풍기며 등장한다. 부추와 팽이버섯 위에 삼겹살 한 점을 얹어 입에 넣으면 환상적이다.
사각거리며 씹히는 부추와 함께 향긋한 야채 향이 배어 있다.
삼겹살 수육에 이 정도의 느낌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수육은 김이 술술 풍겨야 구수하지만, 콧등 살은 식어야 제 맛이다. 땅콩을 갈아넣어 짠 맛을 줄인 마늘소스 된장은 한방 수육의 맛을 두 배로 높여준다.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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