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을 수리논술이나 과학논술로 분류할 수 있다면 에세이도 마찬가지다. 수학 에세이나 과학 에세이 등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경우 해마다 과학축전의 일환으로 과학 에세이 대회를 열고 있다. 참가대상은 초교 5'6학년과 중학교 1'2학년이다. 올해 에세이의 주제는 '환경과 에너지'다. 이번에는 두 번에 걸쳐 에세이를 제출하도록 해 지난해 세 번에 비해서는 횟수가 한 번 줄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모두 제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해 본선 진출자를 가린다.
과학 에세이 대회의 심사기준은 주제와의 적합성, 논리성, 창의성, 표현력 등이다. 이 기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에세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서술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환경과 에너지라는 주제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또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환경과 에너지에 대해 새롭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글쓰기를 시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에세이를 쓰는 데는 좋은 문장도 필수다. 군더더기가 없는 글을 쓰려면 의미 없는 글은 늘려 쓰지 말아야 한다. 또 아주, 매우, 상당히 같은 수식어가 많으면 문장을 읽기가 불편해진다. 반드시 필요한 수식어가 아니면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글을 쓰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이 밖에 반복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이처럼 과학 에세이 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에세이 쓰기가 있다. 이를테면 여행에 관한 에세이가 있다. 여행에 관한 에세이는 단순히 여행일정을 설명해서는 읽는 이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여행의 매혹적인 경험이 드러나야 한다. 울진 성류굴을 여행했다면 무엇을 타고 어떻게 갔으며 어떤 식당에 갔다는 식의 이야기는 식상하다. 그보다는 성류굴의 암석을 탐험한 느낌과 이를 앞으로의 지구과학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연결시키면 한결 폼이 난다.
어려움이나 위험을 극복한 사례에 관한 에세이도 있다. 이는 글쓴이의 인성과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 줄 수 있는 에세이다. 따라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가보다는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초점을 맞추면 좋다. 여기에다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으며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희망을 배웠다는 식의 긍정적인 결과가 드러나면 금상첨화다. 예컨대 벌을 받아 한 달간 쓰레기 비우는 일을 했다면 쓰레기통 크기를 개선했다거나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등을 벌인 일 등을 쓰면 된다.
미래의 나에 관한 에세이는 어떻게 쓰면 좋을까? 미래의 이야기는 쉽게 이룰 수 없지만 성공할 수 있는 목표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공상이 아니라 노력하면 이룰 수 있고 지금도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다. 그리고 단순히 핵물리학자가 되고 싶다고 하는 것보다는 20년 후 핵융합에너지를 실용화시켜 노벨 물리학상을 받겠다고 하는 것이 더 구체성이 있다. 아울러 이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준비와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에세이를 쓸 기회가 있다면 이 역시 마찬가지다. 왜 그 학교에서 자신을 뽑아야 하는지 설득하는 글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배우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보다는 구체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내용과 나름의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과목이나 수업방식, 과외활동, 학교의 철학 등을 꼼꼼히 챙겨보고 자신의 진학 이유를 이와 연결한다.
자신에게 영향을 준 사람이나 책, 사건에 대해 에세이를 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주제의 에세이는 쓰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 준다. 부모처럼 가까운 이들의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이 드러나야 한다. 또 유명인사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할 때는 그 인사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책에 관한 에세이를 쓸 때는 전통적인 독후감 형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에 그 책을 읽은 후 사고방식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겪게 되었는지를 쓰는 것이 낫다. 책을 단순히 요약해서는 안 된다. 이 밖에도 책은 에세이를 쓰는 데 훌륭한 교과서 역할을 한다. 특히 과학 에세이는 단기간에 좋은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 책을 통해 많은 지식이 쌓여야 한다는 의미다. 독서는 에세이의 친구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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