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암은 약 25cm 길이의 목구멍과 위 사이에 위치한 식도의 점막에서 발생하며, 점차 진행해서 더 커지면 식도근육이나 림프절로 퍼지며 급기야 대동맥, 폐, 종격동(좌우 폐 사이의 공간), 척추 등 주변 장기에 침범할 수 있는 사망률이 높은 암 중에 하나이다. 암이 발생하는 세포 종류별로 편평상피암과 선암의 두 종류가 있다. 폐암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편평상피암이 90% 이상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편평세포암은 식도 위쪽 3분의 1 또는 중간 이상 부위에서 발견된다.
◆전체 암 사망률에서 6위
식도는 위나 대장과 달리 장막에 싸여 있지 않기 때문에 급속히 림프절을 타고 전이되며 심장, 대동맥까지 퍼지면 대부분 수술이 불가능하다. 전체 암 사망률의 약 2.4%를 차지해 폐암, 위암, 간암, 대장암, 췌장암에 이어 6위다.
한국인 암등록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암 발생의 2.2%로 열번째로 흔한 암으로 등록돼 있다. 주로 50대, 60대 남자에 많이 발생한다. 모든 암이 다 그렇지만 식도암도 여러 환경적 요소, 인종, 문화적'유전적 영향 등 복잡한 요인이 함께 작용해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어느 한 두 가지를 위험인자로 국한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편평상피 식도암의 위험인자로는 흡연, 술, 음식 등이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식도 점막을 자극해 점막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종류의 음식(아주 맵고 짠 음식이나 독한 술 등)이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선암의 원인 및 위험요인으로는 바렛식도(식도가 오랜 기간 위산에 노출돼 식도 점막이 위장 상피세포처럼 변하는 증상으로 위식도역류 질환을 방치할 경우 생김), 비만 등이 있다.
◆초기 증상은 거의 없어
식도는 다른 장기에 비해 대부분 근육으로 구성돼 있어 탄력성이 좋다. 그만큼 잘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식도 점막에 어느 정도 크기의 암 덩어리가 생겨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흔히 초기에 발견돼 병원을 찾은 환자도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한다. 오히려 의사가 "아마 아주 가끔씩 음식물을 삼킬 때 뜨끔뜨끔한 이물감을 느낀 적이 있었지요?"라고 거꾸로 물어야 그렇다고 답할 정도다.
결국 암 덩어리가 식도 안쪽을 절반 이상 막아야 비로소 식도암의 가장 흔한 증상인 연하곤란(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밥 같은 고형 음식을 삼키기가 어렵고, 점차 진행되면 죽이나 미음도 삼키기 어려우며, 아주 심하면 물 같은 유동식조차 삼킬 수 없게 된다. 음식물을 쉽게 토하거나 침의 역류현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식도암이 주변 장기에 전이되면서 연관되는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연하곤란이 오면 체중감소로 연결돼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그만큼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 밖에 기침, 쉰 목소리, 딸꾹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내시경을 통해 조기 발견 가능
연하곤란의 증상이 있다면 즉시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바륨 조영검사(X-선 투과가 잘 안되는 물질인 바륨현탁액을 환자에게 마시게 한 뒤 바륨액이 식도를 통과할 때 X-선을 쏴서 식도의 움직임이나 종양 여부를 검사하는 것)나 직접 눈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필요시 조직검사를 할 수 있는 내시경으로 거의 대부분 진단할 수 있다. 일단 진단되면 병기를 결정하기 위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크게 봐서 암덩어리가 가슴 안에만 국한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슴과 복부 단층촬영을 한다. 암덩어리의 침범 깊이와 근처 림프절로 전이됐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식도 초음파를 한다. 아울러 멀리 떨어진 장기나 림프절로의 확산, 즉 원격전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능하다면 'PET-CT'도 한다.
이들 검사를 종합해 병기가 결정되면 그에 맞는 치료법을 찾는다. 모든 암의 치료 원칙은 '조기 발견, 조기 치료'에 있다. 식도암도 마찬가지이며, 위암 검진을 위해 내시경을 자주 하는데 이 때 식도암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반드시 치료하겠다는 의지가 중요
식도암은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암에 속한다. 따라서 앞서 증상이 생겨서 병원을 찾기보다는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적절한 치료'는 여러 치료법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로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수술로 암 발생 부위를 잘라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며 표준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술은 ▷식도를 거의 대부분 자르고 ▷주변 림프절을 제거한 뒤 ▷위를 식도처럼 만들어 ▷자르고 남은 식도와 위를 목 부위나 가슴 안에 연결하는 방법이다. 암세포가 점막층이나 점막하층에만 있는 1기의 경우, 수술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아주 초기여서 점막에만 약간 국한돼 있는 경우에는 내시경적 점막절제술로도 어느 정도 완치된다.
하지만 식도 근육층 이상을 침범하고 주위 림프절까지 전이된 경우엔 완전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방사선치료와 항암요법을 병행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암덩어리를 작게 만들어 수술이 가능하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이들 방법을 병행 치료하는 병원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암 덩어리를 완전히 잘라낸 뒤에도 과반수 이상의 환자에서 국소 재발 또는 원격전이가 발생한다. 지난 20년 간 기록을 볼 때 수술 단독에 의한 5년 생존율도 10~35% 수준에 불과해 치료 결과도 나쁜 편에 속한다.
수술 기법의 어려움도 크고 수술에 따르는 합병증도 많다. 특히 노인환자의 사망률이 높아서 11%에 이른다. 수술 받은 환자 12~50%에서 폐렴, 식도와 위의 문합부 누출, 심근경색증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다.
대구가톨릭대병원 흉부외과 박기성 교수는 "식도암의 치료는 병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한 가지 방법 보다는 여러 방법을 가지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의료진 간의 긴밀한 협조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환자 스스로 병에 대한 확실한 인식과 이해를 가져야 하고 꼭 치료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흉부외과 박기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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