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육 본질은 다르지 않아… 대안학교, 제도적 인정 급하다

우리의 교육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하다. '선생은 있으나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으나 제자는 없다'는 말과 '학교는 교도소이고 선생은 교도관이며 학생은 죄수다'라는 표현 등 우리 마음을 슬프게 하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부 학교의 교육과 관련된 부정, 부패, 비리, 폭력 등으로 사회적으로 매도당하면서 많은 교사들이 상실감과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빈번하고 부모와 교사, 그리고 친구들과의 소통 부재 속에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학생도 많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학교를 벗어나는 청소년들의 숫자는 나날이 늘어가는 추세다. 현재의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이들이 도움을 받을 곳은 없다. 그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대안교육'이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대안학교는 이제 문제 아이들만의 도피처가 아니다. 입시 지옥에서 벗어나 전인교육을 받기를 원하는 학부모나 학생들은 과감하게 대안학교를 선택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200여 개의 대안학교가 있고 전체 학생의 0.7%가 이곳에 다닌다. 대안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 토론수업이 가능하고 여행과 체험학습도 보다 쉽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대안학교가 풀어야 할 숙제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은 제도적인 장치다. 아직 대다수 대안학교가 정규학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정부의 재정적 지원도 거의 없다. 독일 경우 발도르프 학교는 협의회를 만들어 교육당국의 협조 아래 자체적으로 학교 인가와 교사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가 하면, 자유대안학교는 숱한 법정투쟁을 거쳐 기어코 자신들의 교육현장을 만들고 지켜내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한 제도 교육권에서 이런 학교의 필요성을 인식, 다양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교육의 본질을 되찾고자 하는 것으로 대안교육을 인정하는 시각이 중요하다. 미래 사회를 위한 잠재력 개발과 개성적인 교육에 대한 관심, 변한 세상만큼이나 변화된 내용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려는 뜨거운 열정과 연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안학교들의 눈물겨운 몸부림은 우리나라의 미래에 작은 희망이 될 것으로 믿는다.

김상신 꿈꾸는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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