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보다 더 어려운 게임이 있을까?'
혹자는 살아 움직이는 공을 상대하는 야구보다 죽은 공을 살려야 하는 골프가 더 어렵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단순히 한 개인이 플레이어로서 다뤄야 할 공 자체를 놓고 보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골프가 더 난해하겠지만 골프는 변수를 줄여가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데 반해 야구는 매 순간 변수 그 자체와의 싸움이어서 더 어려운 게임이다.
다시 말해 골프는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누구에게나 정복될 수도 있지만 야구는 아무리 완벽해도 정복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쨌든 야구나 골프는 한 치 앞을 몰라 꼬이고 풀리기를 반복하는 우리네 인생 같다. 수없이 범하는 잘못된 선택을 딛고 일어서야 하는 끈기의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프로야구 초창기 팬이라면 유백만(70'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코치'전 MBC 청룡 감독) 전 감독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은퇴한 후에 그가 시니어 골프계를 섭렵한 사실을 아는 이는 아마도 드물 것이다.
울산에서 태어나 부산으로 건너와 야구를 시작한 그는 부산상고에서 김응용 감독의 1년 후배였다. 내야수로 활동했지만 후에 실업야구팀인 상업은행에서는 투수로 활약하며 4번의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수립한 입지적인 인물이다.
자원이 부족했던 상업은행팀은 어느 날 갑자기 투수가 없다는 이유로 어깨가 강했던 그를 마운드에 세웠는데 결과는 대박이었다.
특별히 투수 수업을 받지 않아 구질은 단순했지만 오승환같이 150㎞가 넘는 '돌직구'에다 낮게 깔리는 제구력도 뛰어나 데뷔 시절부터 시선을 끌더니 전성기에는 난공불락의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술, 담배를 하지 않고 자기관리에 철저했으며 무엇을 하든 끝을 보는 승부근성도 남달랐다.
대식가로 별명이 '바게쓰'라 불렸고, 그런 만큼 힘과 체력도 강하고 뛰어났다. 뛰는 동안에도 먹을 수만 있다면 하루 종일 뛸 수 있다고 장담할 정도였다.
필리핀 대표팀 시절 김현식(고 삼미 슈퍼스타즈 창단감독) 씨로부터 배운 골프를 틈틈이 익혀 1985년 삼성코치 시절에 티칭프로 자격을 획득한 그는 틈틈이 개인연습으로 기본기를 다졌다. 1995년 지도자 생활에서 은퇴 후 나이 때문에 현역으로 골프선수 생활을 하지는 못했지만 시니어부에서는 몇 차례 챔피언에 오르면서 최강자로 군림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골프 지도에 나서자 여자 주니어 연습생들의 레슨 신청이 쇄도했다. 오랜 지도자 생활의 경험을 가진 그가 체력과 기본기를 중시하는 체계적인 지도를 펼치자 소문이 퍼진 것이었다.
당시 화원에서 배를 타고 고립된 모래사장으로 건너가 체력훈련을 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다.
한때 서문여고 골프 감독을 역임했고 주니어 여자 골프 유망주들을 1차 지도 후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보내는 일에 주력하면서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는 길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농장을 하면서 지내는 그는 만약 야구보다 먼저 골프를 했다면 일본의 전설인 점보 오자끼를 능가했을 거라고 장담을 한다.
최종문 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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