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방위 야당 넘어가면 K2 이전 악재"

원내개원 협상 양보 발언에 유승민 의원 "한심한 발상"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대구 동을)은 4일 "외교'안보'국방'통일 정책을 책임지는 국회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위원장직을 야당에 넘겨도 좋다는 발상이 정말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의 진심이냐"며 이한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을 겨냥해 '쓴소리'를 했다.

유 의원의 이번 발언은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날 "19대 원 구성 협상 타결을 위한 물꼬를 트기 위해 외통위 또는 국방위 위원장직을 야당에 넘길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국가의 안전보장이라고 해서 여당이 맡고 야당은 맡지 않는다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국방위원장을 민주당에 제안했고, 외통위원장도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가 언급하기에 넘기는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야당이 국방위 위원장을 맡을 경우 최근 다시 불붙고 있는 지역의 오랜 숙원인 K2 공군기지 이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방위원장 물망에 오르는 유 의원이 대표발의해 지난해 국방위 법안심사소위까지 통과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19대 국회에서도 재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광주 광산갑이 지역구인 민주통합당 김동철 의원이 지난달 31일 같은 이름의 법안과 '군용비행장 주변 소음피해 방지 및 보상에 관한 법률안'을 각각 대표 발의하면서 K2 공군기지 이전이 힘을 받고 있다. 유승민 의원 측은 "지역의 오랜 숙원인 K2 공군기지 이전이 19대 국회 출발과 동시에 힘이 실리는 등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데 국방위 위원장 자리가 야당에게 넘어갈 경우 K2 공군기지 이전이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한편 유 의원은 '집권여당이 외통위, 국방위 위원장을 포기한다는 한심한 발상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는 국가의 기본도 모르고 최소한의 국정철학도 없는 정신 나간 짓"이라며, "한마디로 집권여당이기를 포기하고, 또 정권 재창출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한심한 발상"이라고 맹비난했다.

유 의원은 "건국 이래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승만 대통령 시절의 몇 년을 제외하고는 여당이 맡아왔고, 심지어 여소야대 시절에도 국방위원장은 여당이 책임지는 자리였다"면서 "외통위, 국방위 상임위원장을 야당에 넘기겠다는 발언을 당장 취소할 것을 원내대표단에 엄중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유 의원의 이 같은 반발과 관련해 이한구 원내대표는 5일 "외교통상통일위나 국방위원회 위원장직 가운데 하나를 민주당에 줄 수 있다"며 "당내에서 이들 상임위를 넘기면 안 된다는 일부 지적이 있지만 민주당을 믿고 넘길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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