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대구 달서구 상인동 유흥가. 예전엔 대출 관련 전단이 바닥에 수백 장씩 수북이 깔려 있었지만 한 장도 눈에 띄지 않았다. 골목 구석구석과 골목에 주차된 차량 유리창에서도 대출 관련 전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음식점 주인 김영준(43) 씨는 "하루에도 수십 대의 오토바이가 돌아다니며 대출 관련 전단을 뿌렸지만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눈에 띄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이 지난 4월부터 5월 말까지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실시한 이후 길거리에서 대출 관련 전단이 자취를 감췄다. 대구경찰청과 9개 경찰서가 전담수사팀을 운영해 집중단속을 벌였기 때문.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특별단속 기간 모두 494명을 붙잡아 사채업자 등 3명을 구속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무등록대부업이 233명(47.2%)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이자율 위반 170명(34.4%), 불법채권추심 75명(15.2%), 유사수신 8명(1.6%), 대출사기 6명(1.2%), 전화금융사기 2명(0.4%) 순으로 나타났다.
중구 약전골목에서도 불법사금융 단속을 벌이기 전에는 대출 관련 전단을 찾기 쉬웠지만 지금은 대출 관련 전단을 찾기 힘들어졌다. 약업사를 운영하고 있는 정운존(57) 씨는 "원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오토바이들이 대출 관련 전단을 뿌려 짜증이 났다"며 "지금은 그런 사람들이 아예 사라졌고 아침에 가끔씩 문틈에 대출 전단이 끼워져 있는 정도"라고 했다.
대구시내 곳곳의 바닥을 점령했던 대출 전단들도 자취를 감췄다. 동성로 일대와 로데오 거리, 통신골목에서는 대출 관련 전단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로데오 거리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장수영(32'여) 씨는 "좁은 골목길에서 오토바이들이 질주를 하며 전단을 돌려 보행자들이 위험했는데 최근 눈에 안 띄어 좋다"고 말했다.
휴대폰 매장 종업원 서민수(27)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손으로 전단을 날리기 때문에 문을 열어 놓고 영업하는 휴대폰 매장 직원들은 전단에 맞기도 했다"며 "얼마 전부터 대출 관련 전단을 돌리는 오토바이들이 갑자기 사라져 의아했다"고 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특별단속기간 동안 전단에 적힌 전화번호를 역추적해 단속을 실시했기 때문에 불법사금융 업체들이 단속 기간동안에는 전단를 돌리지 않았던 것 같다"며 "특별단속 기간이 끝났지만 불법사금융신고센터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불법사금융을 뿌리뽑겠다"고 말했다.
김항섭기자 suprem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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