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예매율 1위 싸움, 외화 대 한국영화

미지 외계생명체의 '공포' VS 궁중 에로티시즘의 '광기'

최근 극장가의 흥행은 각축전 양상이다. '맨 인 블랙 3'이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가운데 '내 아내의 모든 것'과 '차형사'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주 개봉한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와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까지 관객 점유율 10% 이상의 영화 5편이 포진해 있어 신작 개봉을 준비하는 배급사들을 고민하게 하고 있다. 굵직한 영화가 아니라면 손익분기점 근처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이번 주에는 배급 라인이 적은 영화들을 제외하면 '마다가스카3'를 포함해 실질적으로 3편만이 개봉한다.

먼저 소개할 영화는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인류의 기원을 찾는 태초로의 탐사 여행에 관한 이야기로 이는 지구상의 모든 역사를 뒤엎을 만한 것이다.

2080년대 지구에서는 인간이 외계인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생명체라는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인류의 기원을 찾기 위한 탐사대가 꾸려진다. 곧이어 우주선 '프로메테우스호'를 타고 외계 행성에 도착한 이들은 곧 미지의 생명체와 맞닥뜨리게 되고, 이는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엄청난 공포의 서막이 된다.

이미 74세의 노감독은 젊은 시절 '에이리언'을 통해 미지의 존재에 대해 다룬 적이 있으며 '블레이드 러너' 이후 30년 만에 연출하는 SF라는 점 역시 관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또한 '진화론'에 근거한 인류의 근원에 대한 의심 역시 매력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한편 리들리 스콧 영화의 특징 중의 하나인 에이리언에 등장한 '시고니 위버'나 '델마와 루이스'에서도 확인된 강한 여성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설정은 이 영화에 등장한 2명의 여성 '누미 라파스'와 '샤를리즈 테론'을 통해 계속될 전망이다.

이야기의 스케일이 방대한 만큼 촬영장 역시 대단한 규모를 자랑하는데 넓이가 5,481㎡에 달하는 유럽 최대의 촬영장인 '007 촬영장'을 비롯해 5개의 스튜디오와 16개 이상의 세트가 추가로 제작되었다. 상영시간 123분, 청소년 관람불가.

함께 개봉하는 '후궁:제왕의 첩' 역시 예매율에서 한때 1위에 오르는 등 경쟁작들과의 선전이 기대된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과도 같은 궁에서 살기 위해 변해야만 했던 여인 화연(조여정)과 권력과 사랑에 눈이 먼 왕 성원대군(김동욱) 그리고 모든 걸 빼앗긴 남자인 권유(김민준)에 관한 이야기다.

욕망과 에로티시즘을 보여주는 영화의 연출은 '혈의 누'와 '번지 점프를 하다' 등을 선보인 바 있는 김대승 감독이 맡았다. 영화의 카피와 같이 궁중에서 사랑에 미치고, 복수에 미치고, 권력에 미친 인간들의 애욕과 광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통사극 형식을 표방하고 있는 영화의 장르 역시 최근 한국 영화 사극의 경향과는 달라 관심의 대상이다. '퓨전'이라는 형식을 통해 사극의 틀에서 벗어난 이야기 전개와 설정이 주를 이루고 있는 장르의 흐름에서 가공된 역사이기는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객이 기대하는 흥미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을지 역시 관심의 대상이다. 상영시간 122분, 청소년 관람불가.

서로가 예매율 1위를 주장하고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한 이번 주 극장가에 소개된 영화들이 안착할 수 있을지 결과를 기다려본다.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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