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대의명분에 공감하고 지지를 보내는 것은 그 가치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뜻이 바르고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것이라면 비록 실리가 적고 희생이 따르더라도 대의명분을 따르는 게 인지상정이자 덕목이다. 하지만 정도와 상식을 벗어나거나 가치를 상실한 소신을 대의로 포장하고 우기는 것은 패역(悖逆)이다. 사사로운 이익을 대의로 둔갑시키고 명분을 가장한다면 당장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신뢰를 얻기는 어려운 법이다. 논어에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요즘 기업들은 이런 대의명분을 마케팅 영역에까지 발전시키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특정 이슈나 주의'주장을 마케팅에 접목하는 '대의명분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심장병 여성들을 후원하는 레드 드레스 마케팅이나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 검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핑크리본 캠페인, 자살 예방'미아 보호를 상징하는 옐로리본 캠페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환경 보호, 난치병 퇴치, 가정 폭력이나 동물 학대 방지 등 사회적 이슈에 녹아 있는 공공의 가치를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 이미지와 결부시키는 것이다.
영리 추구가 목적인 기업이 대의명분에 주목하는 것은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와 사회 기여도에 비례해 기업 이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브랜드 컨설팅 전문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 중 고르라면 소비자의 90%가 사회에 공헌하는 브랜드를 선택한다고 한다. 소비자는 단순한 소비활동에도 대의명분을 찾고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의명분이 더 이상 정치에 국한된 일이 아님을 보여주는 실례다.
통합진보당의 선거 부정과 폭력이 촉발한 종북 논란도 대의명분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이다. 인권과 복지, 경제민주화 등 소위 진보의 가치가 일부 종북 세력들과 정치꾼들에 의해 훼손되고 신뢰의 기반이 흔들리면서 벌어진 사단이다.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배지를 단 '통일의 꽃' 임수경 씨가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모욕하자 여론의 역공을 받은 것도 운동권 세력의 부박한 대의명분이 대중에 의해 거부당한 결과다. 세간에 '취중 진담'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국민이 종북 세력의 생얼을 본 때문이다. 북한 3대 세습을 불가침의 성역으로 인식하고 북한인권법 제정을 '내정 간섭'이라며 반대하는 민주통합당의 정책 노선도 대의명분과는 거리가 멀다. 인권을 압박 수단쯤으로 보는 사람들에게서 진정한 가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은 대한민국 체제와 가치를 파괴하려는 '주체의 좀비'에 불과하다.
종북은 김일성'김정일주의자의 다른 이름이다. 그들은 주체사상을 신줏단지처럼 떠받들고 북한을 정신적 조국으로 여기며 "북한의 무력 남침, 적화통일론은 아무런 사실적 기초가 없는 그릇된 논리"라고 주장한다. 소수의 특권층이 권력을 틀어쥐고 인민을 핍박하는 체제를 정상으로 여기는 이런 종북 세력이야말로 보편적 가치를 배신한 변절자들이다. 그런 종북 세력들이 이제 대한민국 국회에 머리를 들이밀겠다는 것은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표는 자서전에서 "사상의 자유는 어떤 이유로도 제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종북 세력들이 비판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써먹는 방패막이에 불과하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자유를 찾아 탈북한 사람들을 '변절자'라고 몰아붙이고 북한 권력을 비판하는 이들을 '배신자'로 욕보이면서 사상의 자유를 들먹이는 것은 지독한 이율배반이다. 종북 세력이 자신의 일그러진 이념을 사상의 자유로 호도하는 것은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오만이자 착각이다.
'나귀 제 귀 큰 줄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남의 흉이 한 가지면 제 흉은 열 가지인 줄도 모르는 청맹과니를 이르는 말이다.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야 할 장본인은 탈북자들이 아니라 보란 듯 가슴에 금배지를 달고 김일성'김정일에 90도로 허리 꺾고 절하는 이석기'김재연'임수경 등 종북 국회의원들이다. 그들이 아무리 제 사상이 고매하다고 자부한들 대의명분을 잃었다면 한낱 쓰레기일 뿐이다. 국민들은 지금 민낯을 드러낸 종북 세력들을 주시하고 있다. 그 잘난 생얼을 치켜세우고 '딱풀' 같은 소리나 하는 그들에 바짝 귀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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