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은행권 '5%아래' 잇따라

"보험사에 고객 뺏길라" 걱정

5% 이하 금리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여신 규모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은행들은 가계여신의 대표 상품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5% 아래로 유지해 점유율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직격탄은 물론 은행보다 낮은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저금리 공세에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낮추는 은행권

대구은행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하이브리드 모기지론'의 금리를 지난달 11일부터 최저 4.56%(5년 고정형)까지 내렸다. 5.06%이던 금리를 0.4% 포인트 내린 것이다. 대구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조3천400억원이었지만 비수기인 1분기를 거치면서 3조2천940억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다시 지난해 말 수준을 회복했다.

신한은행은 올 3월 대표적인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금리안전 모기지론'의 금리를 4.8%에서 4.7%로 떨어뜨렸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22일부터 '10년 만기 금리고정 모기지론'의 금리를 0.2%포인트 내려 4.63%에 판매하고 있다. 외환은행도 지난 4월 최저 4.7%(비거치식)의 금리가 적용되는 1조원 한도의 특판상품인 '안심전환형 모기지론'을 선보였다. NH농협은행은 최저 연 4.53%(3년 만기)의 금리가 적용되는 '채움 고정금리 모기지론'을 운영하고 있다.

◆금리 인하 외에는 답 없어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인하에 나서는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악재 때문이다. 특히 가계대출 고객의 상당수는 주택담보대출인 탓에 금리 인하외에는 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거래가 미미하다"며 "DTI, LTV 등 규제를 은행에서 자유롭게 풀 수 없는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방법은 금리조정 외에 없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연착륙이라는 과제 또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지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 상품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를 신속히 상환하는 비거치식 상품을 활성화하기 위해 금리를 더욱 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공세도 거세

은행들의 금리 인하는 경쟁업체인 보험사들의 주택담보대출 인하 공세와도 관련있다.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변동금리 기준 연 4.5% 수준. 은행에 비해 다소 낮은 금리다. 보험사들은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보험사 거래 내역이 있으면 은행권보다 더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보험사들은 자사가 판매하는 보험 상품에 가입할 경우 대출금리를 더 깎아주거나 설정비 및 일부 중도상환 수수료를 보험사가 지급하는 등 부가 혜택도 무기로 삼고 있다.

대출 규모도 적지 않다.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삼성생명은 3월 말 잔액기준 5조4천억원, 대한생명은 2조5천억원으로 수준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2월 말 기준 보험사의 대출채권 잔액은 98조7천억원으로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21조7천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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