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앓고 있는 L(86'여) 씨는 지난달 중순 대구 서구 광장코아 앞에서 현기증과 가슴 통증으로 주저앉았다. 이를 발견한 한 시민이 119안전센터에 신고했고 곧바로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다. 구급대원은 L씨의 오른쪽 팔목에 '안심팔찌'가 착용된 것을 확인, 전자태그(RFID) 리더기를 이용해 L씨의 신원을 자동적으로 확인했다. 당뇨환자라는 병력과 주로 치료를 받았던 병원은 물론 보호자의 연락처도 리더기 화면에 나왔다.
최근 대구소방안전본부가 구축한 RFID 기반 응급환자인식시스템(119 안심팔찌)에서 팔찌 개발을 담당한 인타운㈜. 이 회사는 IT를 기반으로 노인 복지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다.
2009년 9월 설립된 인타운은 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노인들을 위한 RFID 시스템과 차별화된 안심팔찌를 내놨다. 백성호 대표는 "노인들이 항상 착용할 수 있고 불편하지 않은 형태를 찾다 팔찌를 선택했다"며 "팔찌의 밴드 부분에 내구성이 높고 휘어질 수 있는 RFID를 삽입했다"고 말했다.
특히 회사가 개발한 안심팔찌는 건강도 생각했다. 밴드는 의료용 실리콘을 사용해 알레르기 등의 반응을 없앴고 식별번호가 새겨진 부분은 모두 고급시계에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소재를 이용했다.
안심팔찌의 또 다른 강점은 개인정보의 안정적인 보호다. 팔찌 소유자의 개인 정보와 병력, 보호자의 연락처 등 중요한 정보들이 팔찌 자체에 내장돼 있는 것이 아니라 대전 정부종합전산센터에 저장돼 있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신상에 변동이 생길 경우 소방본부 홈페이지에서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인타운은 올 2월까지 대구시, 대구소방본부의 시범사업을 통해 지역 내 25만6천여 명의 노인 중 2만5천 명에게 팔찌를 보급했다.
회사는 앞으로 대구시에 구축된 119 안심팔찌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백 대표는 "현재 대구시 소방서 산하 구조차량 49대에 모두 RFID 리더기가 장착돼 있어 팔찌를 착용한 노인들은 대구 내에서는 '안전'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며 "전국적으로 확산하면 고령화시대에 모든 노인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회사는 전국 1천332대의 소방구급차량에 RFID 리더기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을 23억원 정도로 예측했다.
백 대표는 "전국적으로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노인뿐 아니라 어린이들부터 장애인들까지 다양한 계층에 안심팔찌를 보급할 수 있고 디자인 등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성장 가치가 크다"며 "이를 위해 2010년 8월 안심팔찌의 특허출원과 함께 팔찌의 디자인 및 상표도 등록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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