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新동의보감] 남성 갱년기

유산소·근력 운동 병행하고 식이요법 필요

갱년기는 흔히 여성에게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남성도 갱년기가 있다.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갱년기'를 남성에게 적용한 '남성 갱년기'는 남성 노화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남성은 30세를 넘어가면 남성 호르몬이 저하되기 시작하여 신체'정신적 변화가 나타나는데, 심하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대인기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40대 이상 남성 중 20%가량은 남성호르몬 수치가 기준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호르몬 저하에 따라 근육량과 근력이 약해져 전신 무력감을 호소하면서, 지방세포를 형성하는 호르몬 분비는 촉진돼 배가 나오고 가슴이 커지게 된다. 오후가 되면 만성피로증후군과 같은 증상이 생겨 업무 능력이 저하되면서 스스로 체력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불면증, 근육통, 불안과 초조감, 피부 탄력 감소, 식욕 저하 등이 나타나면서 주로 순환기 계통에 이상이 오는 경우도 있다.

남성이 여성과 다른 점은 갱년기 증상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진행된다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노화로 호르몬이 줄어드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남성의 갱년기가 더 빨리 진행되는 것이 문제이므로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여성의 갱년기는 폐경과 안면홍조 등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남성 갱년기는 진단을 내리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남성 갱년기에는 안면홍조, 다한증을 비롯하여 부부관계의 권태감, 허무한 감정과 우울증, 의욕 상실과 무기력 현상, 만성피로와 두통, 어지러움, 눈의 피로감이 쉽게 나타나게 된다. 골다공증 역시 남성 갱년기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질환이다. 특히 최근엔 중'노년 남성의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발생 증가율이 여성의 경우를 앞지르고 있다.

한방에서는 남성 갱년기의 증상에 따라 치료를 하게 되는데, 허리 밑으로 시리고 성욕과 정력이 감퇴되는 증상은 간기(肝氣)와 신기(腎氣) 허약으로 판단하여 이를 보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이 경우 간신(肝腎)을 보하는 한약재인 육종용, 파극천, 두충, 구기자 등을 쓰며, 처방으로는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팔미지황탕(八味地黃湯) 등을 처방한다.

또한 신경질, 우울감 등이 주로 나타나는 것은 기(氣)가 울체되어 심기(心氣)가 불안정한 것으로 판단하여 심(心)의 기운을 안정되게 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갱년기가 오면 근력이 떨어지는 만큼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으므로 달리기나 가벼운 걷기, 등산 등이 좋다. 과식 역시 비만의 원인이 되어 갱년기를 앞당기므로 조심해야 하며 성인병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물론 음주, 흡연, 과로를 금하는 것은 필수다.

운동은 걷기, 조깅, 골프, 춤, 테니스 등 상하로 중력을 받는 운동 위주로 뼈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평상시 일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하고, 동시에 녹초가 된 몸을 보양할 수 있는 식이요법과 치료를 병행하여, 몸과 마음을 든든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중년 남성들의 건강한 노년을 위해선 가족들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도움말:박영선 대구한의대 한방여성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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