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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通] 방송인으로 제2의 인생 前프로야구 선수 양준혁

양준혁 SBS 프로야구 해설위원이 3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현역 시절을 회상하며, 배트를 들고 시원하게 스윙을 했다.
양준혁 SBS 프로야구 해설위원이 3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현역 시절을 회상하며, 배트를 들고 시원하게 스윙을 했다.
매일신문 독자를 위해 사인과 좌우명을 적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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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 대구가 낳은 야구의 신'이라 해서 '양신'이라는 별명이 붙은 양준혁(43) SBS 프로야구 해설위원. 프로야구 선수 은퇴 후 방송 출연, 강의 등으로 제2의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는 그를 대구에서 만났다. 이달 3일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의 해설을 위해 대구 시민야구장을 찾은 것이다.

직접 차를 몰고 온 그는 인터뷰가 끝난 오후 10시를 훌쩍 넘은 시간에 다음날 오전 7시에 TV 프로그램 '불멸의 국가대표' 녹화가 있다며 서울까지 운전을 해서 돌아갔다. 몇 가지 '카운터 펀치'가 될 만한 소식을 달라고 하자, 양 위원은 '뭘 그런 걸 묻냐? 그런 거 없다'고 말했지만 이번 달이나 다음 달 중에 '양신 소곱창' '양준혁 주먹밥'이라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출시할 것이라고 흥미로운(?) 뉴스를 하나 알려줬다. 그리고 개인사에 관한 또 하나 결정적 뉴스. "내년에 꼭 결혼할 겁니다. 차인표-신애라, 션-정혜영 부부처럼 사회에 봉사하는 행복한 가정 꼭 꾸릴 겁니다. 기록의 사나이답게!" 양 위원의 눈빛은 확신에 차 있었다. 그에게 '부조금 준비하겠습니다'고 농담을 건네자, "얼마나 하려고요?"라고 되받아친다. 역시 진솔함을 바탕으로 한 예능감도 충만했다.

양 위원을 만나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기자는 삼성 라이온즈의 영구결번이자 그의 배번호인 '10'에 맞춰, 10가지 질문을 나름 준비했고, 10가지 대답을 거침없이 들었다. '10번' 양준혁과 '텐-텐' 문답을 즐겨보자.

#1. 장가 왜 안 가는지? 스캔들도 있던데…, 이상형은?

▶때를 놓쳤습니다. 선수 때는 야구와 결혼했고, 지금은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더 시간이 없고, 여러 가지 품위 유지 등으로 프러포즈도 하기 힘든 현실이에요. 하지만 내년에 꼭 결혼할 겁니다. 제 인생에서 양준혁 야구재단의 안정이 첫 우선 과제며 더불어 저와 함께 사회에 봉사하며 평생의 동반자로 있어 줄 반쪽을 찾을 겁니다. 정말, 차인표'신애라 부부, 션'정혜영 부부처럼 좋은 일 많이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눈을 무섭게 크게 뜨며)아! 그리고 스캔들은 무슨…. 탤런트 한효주는 그냥 팬으로서 이상형이라고 말했을 뿐이고요. 단아하고 맑은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긴 합니다.

#2. 현재 활동 반경이 어느 정도입니까? 수입은?

▶1주일에 10일 일합니다. 말이 안 되지요. 그런데 현재 소화하는 스케줄을 보면 열흘도 모자랄 판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 SBS 야구 해설위원, TV 예능프로 출연, CF(광고) 출연, 각종 강의 등으로 바쁩니다. 정말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술을 잘 못해 술자리도 거의 하지 않는데 하루 2시간 정도밖에 못 자는 날이 부지기수입니다. 아직 체력은 따라갑니다. 수입은 묻지 마세요. 기자가 악동 기질을 발휘해 '월 2천∼3천만원 정도 됩니까?'라고 묻자, '에이∼, 그거보다는 더 벌어야죠'라고 살짝 경제적 자존심을 되찾았다. 전국을 다니며 A급 강사로 연간 250회 정도 강의를 하는데 이 수입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무엇보다 야구재단이 잘돼야 하는데 자신의 수입으로 충당키 어려울 정도니 각계에서 더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3. 예능 프로에서 맹활약하는데 끼, 유머감각은 타고났는지?

▶제 정체성은 야구인입니다. 스타가 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웃기지도 않고요. 저 말고 재치와 유머감각으로 똘똘 뭉친 개그맨들이 있잖아요. 제 담당은 진정성 있고, 진솔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항간에는 '강호동처럼 되려느냐'고 하는데 전 예능인으로 톱 자리에 오를 수가 없습니다. 방송을 통해 야구인으로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더 많은 팬(특히 여성팬)들이 야구장을 찾고, 야구에 관심을 가지길 바랄 뿐이죠. 그리고 제가 출연하고 있는 두 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과 '불멸의 국가대표'는 남자이자 스포츠인으로서 제게 딱 맞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4. 별명 '양신'은 마음에 드는지? 학창시절 별명은?

▶아이고! 우예 내 입으로 내가 '양신'이라고 얘기합니꺼?(갑자기 대구 사투리가 적나라하게 툭 튀어나왔다. 구수했다.) 팬들이 과분한 별명을 붙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사실 마음에 들긴 합니다. 다른 별명은 '위풍당당' 정도.(약간 으쓱한 표정) 그리고 학창시절에는 워낙 말라서 '젓가락' '학' '꼬쟁이' 등이었습니다. 모든 걸 다 잘 먹다 보니 운동을 하면서 갑자기 몸이 옆으로 불어난 것입니다.

#5. 가족들은 어떻게 지냅니까?

▶제가 형이 한 분 있습니다. 지금은 포항 쪽에서 양어장을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잘 살고 있죠. (기자의 추가질문- 아버지와 어머니 중에 누구 영향을 더 받았습니까?) 아무래도 어머니가 형제를 강하게 키웠습니다. 아버지는 오히려 과묵하고, 섬세하고, 내성적인 성격입니다.

#6.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의 올해 예상 순위는? 강점과 약점은?

▶우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삼성의 최강점인 불펜이 무너져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플레이오프는 저력이 있는 팀이니 무조건 올라갈 것으로 봅니다. 또 삼성이 여름에 강한 팀이니까 이내 1∼3위권으로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올해 약점은 아무래도 우승 후유증이겠지요. 선수들이 예사로 져도 '다음에 이기면 되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다 전체적으로 팀워크가 나빠질 수가 있습니다.

#7. 향후 진로는? 친정팀 삼성에서의 코치 등은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현재는 가장 중요한 일이 제 이름을 걸고 하고 있는 양준혁 야구재단입니다. 막상 시작해 보니, 후원도 많지 않고 여러모로 힘이 듭니다. 첫 6개월은 완전 홀로 투쟁하다시피 했지요. 지금은 다문화가정과 저소득층 등으로 이루어진 '멘토리 야구단'도 만들고, 학생들에게 야구를 통해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는 법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주는 가르침도 주고 있습니다. 대구에도 이내 양준혁 야구재단이 운영하는 야구팀이 생겨날 것입니다. 현재로선 야구 지도자 수업이나 삼성 코치 등의 생각은 없습니다. 야구 이외에 사회적으로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8. 혹시 야구를 안 했다면 뭘 했을까요? 체인점 사업 등은 어떤가요?

▶어디서 '머슴'이나 하고 있었겠죠. 야구는 제 운명이자 천직이죠. 질문 잘했습니다. 전 알고 물은 줄 알았습니다. 이번 달 또는 다음 달에 '양신 소곱창'과 '양준혁 주먹밥'이 나옵니다. 야구재단의 재정 안정을 위해 벌이는 사업이니 오픈하면 많이들 이용해 주세요.

#9. 대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텐데, 대구에 대해 건전한 비판 한마디 부탁.

▶대구가 사실 조금 폐쇄적이고 오픈 마인드(open mind)가 부족한 건 사실이죠. 인정합니다. 하지만 전 대구시 홍보대사이자 대구의 자존심을 지키는 사나이로서 무조건 '꼴통'이라고 대놓고 욕하는 사람은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외부 사람들도 더 깊이 와서 대구 사람들을 관찰하면 그 매력에 푹 빠져들 겁니다.

#10. 좌우명은? 묘비명에 남기고 싶은 말은?

▶언제나 그렇듯 '전력질주'입니다. 전 타석에 들어서면 1루에서 아웃이 될지 세이프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나 전력질주를 합니다. 투수 앞 땅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한 것인데, 팬들은 큰 덩치의 제가 죽을 힘을 다해 뛰는 모습을 사랑하고 아름답게 봐주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인생을 살고 나서, 묘비명에도 '내 인생, 전력질주했다'고 남기고 싶습니다.

끝으로 삼성의 후배들도 열심히 해주길 바랍니다. 국민타자 이승엽이라는 거목이 들어왔지만,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 선수도 슬럼프를 잘 극복해 자기 역할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결국 최 선수 스스로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그래야 불펜의 부활과 함께 삼성이 올해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 겁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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