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한국 남성 건강의 새로운 적이 되다! 전립선은 정액의 일부를 생산하는 작은 기관으로 방광과 연결돼 요도를 감싸고 있다. 없어도 별다른 문제없이 살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크기가 커지는 전립선 비대증과 함께 최근 우리나라에선 전립선암이 급속히 많아져 남성 암 중 5위를 차지하게 됐다. 미국을 비롯한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발생 빈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암이다.
전립선암은 관심만 기울이면 정기 검사로 초기 발견이 가능하다. 아울러 치료방법이 최근 급속히 발달해 부작용이 적은 치료로 완치할 수 있고, 일부 완치가 어려운 경우에도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치료법들이 나와 장기 생존이 가능하게 됐다.
◆남성 암 발생 중 5위
2009년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연평균 약 16만2천 건의 암이 발생했는데 전립선암은 약 5천300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3.3%, 남성 암 중 5위였다. 나이에 비례해 증가하는데 40세 이하에서는 드물고, 50세 이상에서는 급격히 증가한다. 주로 60세 이후의 노인에게 많이 발생한다. 연령대별로는 70대가 39.9%로 가장 많고, 60대가 37.0%, 80대 이상이 11.9%의 순이다. 80대 이후에 발생률이 줄어드는 이유는 한국 남성의 평균수명이 76세여서 이후 연령대의 인구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의 발생과 관련된 위험인자는 고령, 미국의 흑인 남성, 가족력이 있는 경우이다. 동양인에서 가장 낮고 미국, 캐나다, 스칸디나비아인 등에서 가장 높다. 미국에 사는 흑인은 백인보다 전립선암 발생률이 30%가량 높았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9% 정도로 알려져 있다. 형제가 전립선암인 경우 전립선암 발생 확률은 3배 정도 높고,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도 어느 한쪽이 전립선암일 경우 다른 한 명의 발병 확률은 4배 이상 높았다. 또 전립선암의 가족력이 있는 집안은 그렇지 않은 가계에 비해 전립선암의 발생 가능성이 8배 정도 높았다.
◆지방 섭취 줄이고, 섬유질 늘려야
당뇨병이 있으면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있다. 당뇨가 없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 환자는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10~20% 낮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이런 결과는 여러 연구에서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한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오래될수록 전립선암 발생 위험은 더욱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 섭취가 전립선암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고, 현실적으로 음식과 연관된 연구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개인이 장기간 섭취한 음식의 양을 정량화하기 힘들고, 과거 식생활에 대한 조사도 정확할 수 없기 때문.
다만 일반적으로 섬유질이 많고 동물성 지방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으로 이주한 일본인의 전립선암 발생이 증가하는 이유를 동물성 지방 섭취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남성 호르몬이 많이 만들어져 전립선암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
이 밖에 제초제 같은 화학약품에 과다하게 노출되거나 과다한 남성호르몬은 전립선암을 유발한다. 반대로 와인이나 잦은 성관계는 위험을 낮춘다. 햇볕을 매일 15~30분 쬐면 콜레스테롤에서 비타민D가 피부에서 합성돼 전립선암 진행을 억제한다.
◆간단한 검사로 조기 발견 가능
40세부터 74세까지 남성은 검진이 필요하다. 전립선암에서 살아남을 확률을 높이는 길은 조기 암검진을 통해 치료하기 쉬운 단계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최선책은 정기검진이다. 전립선특이항원검사와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최근 10년간 수많은 사람들이 조기 치료가 가능했다. 전립선특이항원검사의 경우 간단한 혈액 채취를 통해 가능하며, 'PSA'라고 불리는 전립선특이항원 수치가 높으면 조직검사를 통해 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50세 이후부터 주기적으로 PSA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전염성 질환, 성생활 정도는 전립선암 발병과 무관하다. 전립선암은 크기도 작고 초기일 경우에는 대부분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조직검사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아프지 않고 소변도 잘 나온다며 검사를 거부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치료법은 병기, 나이, 환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결정한다. 완치 가능한 암을 가진 건강한 40~60대(경우에 따라 70대도 가능) 환자는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전립선절제술'을 받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반면에 전립선을 벗어났거나 고령인 경우에는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를 단독 또는 병합요법으로 택할 수 있다. 림프절이나 뼈로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호르몬치료나 항암화학요법, 통증조절을 위한 방사선요법을 선택할 수 있다.
◆수술 후 성기능 보존율도 높아져
문제는 전립선 바로 옆에 발기와 관련된 혈관과 신경다발이 있어서 전립선암 수술 후 성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는 점. 방사선치료나 호르몬치료도 남성 성기능에 악영향을 끼친다.
과거엔 전립선암 환자 대부분이 고령인 탓에 발기부전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40, 50대의 비교적 젊은 전립선암 환자가 급증해 성기능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수술 후 발생하는 발기부전이 해결과제로 떠올랐다.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이 도입되고, 수술 방법이 발전함에 따라 성기능 보존율이 많이 높아지고, 수술 후 성기능 재활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성기능뿐만 아니라 생명까지 위협하는 전립선암을 막으려면 붉은색 육류나 유제품 등의 고지방식, 특히 동물성 지방의 과다한 섭취를 피하고 신선한 과일, 채소, 콩 종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토마토에 많은 성분인 라이코펜, 카레에 들어 있는 커큐민, 미량 원소인 셀레늄, 콩에 많은 제니스틴 등이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D가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혈중 칼슘치를 증가시키지 않는 비타민D 제제가 개발되고 있다. 또한 녹차, 레티노익산,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등도 전립선암 억제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비뇨기과 김덕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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