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잡아야 내가 산다?'
2012 프로야구가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8개 구단의 순위표 자리틀기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위 SK부터 7위 KIA까지는 5경기 차. 흐름을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순위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형국이다.
유례없는 대혼전은 어느 한 팀의 독주가 사라진 탓이다. 전반적으로 구단들의 전력 평준화가 이뤄진 모습이지만 치열한 순위표 속을 들여다보면 물고 물리는 천적관계가 숨어 있다.
올 시즌 52경기를 치러 25승1무26패를 기록 중인 삼성 역시 뚜렷한 먹이사슬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삼성은 올 시즌 두산에 2승6패로 가장 열세이고 SK에 3승6패, 넥센에 2승4패, LG에 2승3패로 밀리고 있다. 반면 한화에 6승2패를 거뒀고 롯데 5승1무2패, KIA 5승3패로 앞서고 있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에서 깃발을 꽂은 삼성이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만 가면 얻어터지는 꼴이다.
이상한 건 먹이사슬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
지난해 먹이사슬 맨 꼭대기에 있었던 삼성은 한화와 롯데만 빼고는 나머지 5개 팀에 앞섰다. 한화에는 9승10패로 유일하게 상대전적서 밀렸고, 롯데와는 9승1무9패로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다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올 시즌엔 이 두 팀에게는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해 15승4패로 특급 도움을 받았던 넥센에는 올 시즌 2승4패, 13승1무5패의 두산에는 올 시즌 2승6패로 먹잇감이 되고 있다.
먹이사슬 역전은 다른 팀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LG는 지난해 서울 라이벌 두산에 7승12패로 크게 뒤지지만 올해는 7승1패로 천적관계를 바꿔놨다. SK는 지난해 13승1무5패로 앞섰던 넥센에 올해는 4승4패로 팽팽한 힘 싸움을 하고 있고 지난해 두산에 12승7패로 강했던 KIA는 올해 두산에 3승6패로 밀리고 있다.
넥센은 LG와의 천적관계를 올 시즌에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다른 팀들에게는 힘을 써보지 못했던 넥센이지만 LG에는 12승7패로 강했고, 올해도 7승4패로 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승8패로 넥센만큼은 우위를 점했던 한화 역시 올해도 5승3패로 앞서 있다. 롯데는 KIA에 지난해 13승6패, 올해는 5승1패를 앞서 확실한 천적임을 증명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SK'삼성에는 유독 약한 한화가 이 두 팀에 강했던 두산에는 3승2패로 앞서 있다는 점. 삼성은 한화와 롯데에 강했지만 두산과 SK에 약점을 노출했고, SK와 삼성에 강했던 두산은 두 팀의 먹잇감이던 한화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KIA는 LG를, LG는 두산에 천적이 되는 등 8개 팀이 꼬리 물기가 이어지면서 중반으로 향하는 프로야구의 순위는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한편 삼성은 12일부터 6승2패로 앞선 한화를 대구로 불러 3연전을 치르고, 15일부터는 거꾸로 2승6패로 열세를 면치 못하는 두산을 상대하러 잠실 원정을 떠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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