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갑 전 대구시장이 남부권 신공항과 관련해 대구경북 사회'정치 전반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11일 오후 대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남부권신공항범시도민추진위원회' 제1차 정책'기술자문위원회 연석회의에서다. 문 시장은 추진위 명예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 전 시장은 남부권 신공항 건설과 관련,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취했던 경제정책인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으로, 대선에서 신공항을 지원하겠다는 정당에 표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국책사업 유치를 위해선 국회 등 정치권의 협조가 필수인데 지역에선 여당만 당선시켜줘 야당에는 부탁도 못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이 지역에 이익이 되는 판단을 하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 지역 정치인들이 신공항 건설에 소극적인 데 대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는 지난 2월 "남부권 발전을 위해 신공항은 꼭 필요한 인프라로 굳게 믿고 있다"고 밝히는 등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새누리당이 지역감정 자극을 우려, 지난 총선에서 공약화하지 않은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시장의 날 선 질타는 지역 출신 원로들에게도 향했다. 그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많지만 공직에서 물러난 뒤 고향으로 낙향한 분이 없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시골에서 안 살아본 사람들이 지역의 실정을 알겠느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임진왜란, 정유재란 때 낙향한 선비들이 일으켰던 의병이 없었으면 어떻게 됐겠느냐"며 "지금은 그런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문 전 시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10년 동안 사회활동을 전혀 안 했지만 신공항이 대구경북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일이라 나서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문 전 시장은 신공항의 당위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청와대 경제수석 재임 당시 추진했던 인천 영종도 신공항'KTX 건설을 예로 들며 "국가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 국가 지도자는 반대가 따르더라도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남부권에 구미'울산'창원공단 등 중요한 국가산업단지들이 다 모여 있고 앞으로 항공화물 수요도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며 "유럽 최고 공항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이듯 내륙 공항은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추진위는 앞으로 ▷일반주민 중심으로 조직 확대 ▷홍보 강화를 위한 신공항 백서 발간 ▷국회의원'전문가 정책토론회 개최 ▷수도권 SNS 홍보 확대 ▷대선 주자 초청 서약식 등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정책자문위원장으로는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을 선임했다. 강주열 추진위원장은 "지난해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모든 역량이 결집돼야 한다"며 대구경북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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