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년 만에 겪는 최악의 가뭄으로 경북 대부분 지역이 농작물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에는 모내기가 지연되고 작물 작황이 부진한 등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농작물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들어 안동'예천지역 낮 기온이 30℃까지 오르는 등 따가운 햇볕이 계속되자 예천 호명면 산합리 대파를 비롯해 상추, 배추가 바짝 마르고, 영양 일월면 지역 상당수 고추밭에서 고추 모종이 가지를 뻗지 못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또 안동 풍산읍과 풍천면 등 일부 지역은 모내기를 마친 논이 말라들어가 양수기를 가동해 물을 퍼올리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권영달(59'예천군 호명면 산합리) 씨는 "올해처럼 비가 내리지 않는 경우를 잘 못봤다. 올초에 심은 대파, 상추, 배추가 바짝 말라 피해가 이만저만 아닌데, 병충해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상철(67'영양군 일월면 도곡리) 씨는 "2001년 최악의 가뭄으로 고생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고추 정식 이후 비가 제대로 내린 적이 없어 활착을 하지 못해 잎과 가지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며 "이 상태라면 올 해 고추 농사는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올해 봄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인해 경북지역 전체 저수지와 댐 저수율도 지난해 보다 크게 낮은 형편이어서 각 지방자치단체와 농어촌공사 등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13일 현재 경북지역 전체 저수지 5천551곳의 평균 저수율이 61.8%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72.1%보다 크게 낮다. 예년 평균 저수율은 68%이다. 경북지역 댐의 저수율도 20~50% 수준으로, 전년과 평년에 비해 5~20%가량 낮은 실정이다.
지역별 저수지 저수율은 성주(187곳)가 38.3%(전년 59.9%)로 가장 낮았고, 다음으로 영주(64곳) 46.9%(76.3%), 봉화(41곳) 48%(77%), 안동(188곳) 48.1%(74.1%), 예천(125곳) 49.6%(64.5%), 문경(46곳) 50.9%(71.8%), 상주(214곳) 53.4%(70.7%)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댐의 경우 임하댐이 28.3%(전년 29.8%)로 가장 낮았고, 성주댐 33.3%(37.2%), 군위댐 33.8%, 영천댐 34.9%(45.3%), 안동댐 39.9%(45.2%), 경천댐 48.2%(51%), 운문댐 54.8%(52.6%) 순이다.
가뭄에 따른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자, 농어촌공사 등은 전 직원 비상근무, 가뭄대책상황실 운영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벼의 경우 모내기를 끝낸 논이 약 95%로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달 말까지 최소 50㎜ 이상의 비가 내리지 않으면 향후 벼농사에 필요한 용수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다"고 우려했다.
영천'민병곤기자 안동'영양 엄재진기자 예천'권오석기자 서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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