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형태 '제수 성추행 수사' 지지부진…이번엔 '국회 핑계'

회기 중에는 불체포 특권, 불응해도 강제 방법 없어

김형태(60'포항 남울릉) 국회의원의 선거법 위반 및 제수 성추행의혹 수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그동안 교통사고 치료를 위해 검찰 소환조사를 거부했던 김 의원이 이번에는 국회 일정을 이유로 또다시 소환에 불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의원은 지역구인 포항에서 서울로 주소지까지 옮기면서 수사권 이송을 요구하고 있어 비난 여론이 높다.

김 의원 사무실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의원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지난달 24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이달 5일 퇴원했으며, 현재 병원과 국회를 오가며 통원 치료 중이다.

앞서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지난달 말 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김 의원에 대해 소환을 요구했으나 병원 치료를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퇴원 후에도 소환 조사는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이달 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원 구성 등을 위한 임시회 일정을 진행 중이어서 김 의원에 대해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이 부여돼 스스로 소환에 응하지 않는 한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특히 주소지를 포항에서 서울 목동으로 옮긴 뒤 이달 1일 성추행 의혹 사건을 제수 최모(51) 씨의 주거지인 서울 성동구로 이송해줄 것을 요청했고, 경북지방경찰청은 11일 김 의원의 사건이송 신청을 반려해 포항남부서가 계속 맡도록 했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은 편파수사 등을 내세워 사건을 포항에서 서울로 이송해줄 것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모(52'포항시 남구) 씨 등 주민들은 "여러 가지 추문이 일고 있는 김 의원이 포항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돼 놓고 경찰 수사를 핑계로 서울로 주소지를 옮긴 것은 또 한번 자질을 의심케 하는 행태"라며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 적극 응해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소환이나 수사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시간이 길어지고 있을 뿐이다. 검찰 측에도 개원 상황을 보고 다음 달 초쯤 출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면서 "지역구 의원으로서 주소지를 옮기게 돼 우리도 착잡하지만, 지역에서 너무 우리를 매도하고 있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만 미뤄졌을 뿐이지 사건 수사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차후 일정을 말하기 어렵지만 그리 길게 가지 않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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