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유통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전유물이었던 땡처리가 백화점에 등장하고 있으며 똑똑한 소비자군인 트레저 헌터(treasure hunter)가 새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 의무 휴업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 매출이 증가하는 등 소비 패턴도 변화고 있다.
◆트레저 헌터를 잡아라
불황은 유통가에서'트레저 헌터'를 새로운 소비자군으로 부상시켰다. 트레저 헌터는 '보물을 찾듯 적극적으로 상품을 발굴하는 소비자'라는 뜻의 신조어로 제품 하나를 사기 위해 발품 팔기를 주저하지 않는 새로운 소비층을 일컫는다. 이들은 가격 비교 등을 통해 고물가 속 '착한 소비'를 이끄는 핵심 소비층으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유통가에선 이들에게 마케팅 시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땡처리가 대표적이다. 이달초 롯데백화점 대구점을 비롯해 동아백화점, 대구백화점 등 대구지역 유통업체들은 제화 잡화 품목 등 일제히 땡처리 바겐세일을 실시했다. 그간 불경기에 쌓인 재고 물량을 떨어내기 위해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사상최대 규모인 35억원어치 물량을 준비한 '핸드백구두대전'에는 4만여 명의 구름 쇼핑객들이 몰렸다.
롯데백화점 임한호 판촉매니저는"경기부진 여파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일반인들이 저렴한 가격에도 품질은 정상제품과 동일한 이월 상품이나 재고 상품을 집중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고품격을 지향하는 백화점마저도 '땡처리' 카드를 들고나올 정도로 소비 트렌드를 바꿨다. 당분간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의 마케팅 포인트는 파격 할인제품으로 맞춰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히트 상품도'불황' 아이템이 대세.
이마트에 따르면 가격이 저렴한 할인 상품과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라면, 전구 등 PB 상품의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 소비자 발길 전통시장으로
불황에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이 겹치면서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시장경영진흥원과 소상공인진흥원이 10일(둘째주 일요일) 대형마트'SSM 주변 중소 소매업체 1천379개, 전통시장 내 점포 404개를 대상으로 매출을 집계한 결과 매출이 1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경영진흥원은 "대형마트가 휴업에 들어간 6월 둘째 일요일인 10일 전통시장과 중소 소매업체 매출이 대형마트가 정상 영업한 일주일 전보다 1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통시장의 경우 점포 평균 매출이 40만3천원에서 45만1천원으로 늘었고, 축산물(21.2%)'농산물(18. 2%)'음식점(10.1%) 등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매출 조사는 대형마트 주변 중소 소매업체 1천379개와 전통시장내 점포 404개를 대상으로 했다.
반면, 의무 휴업과 야간영업 규제 시행 이후 대구 지역내 대형마트 판매액은 매장별로 10~15%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전통시장 판매 물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전통시장이 경쟁력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며 "싼 가격을 찾는 불황 트렌드가 전통시장 매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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