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산골 노부부의 전기 문명 적응기

KBS1 '인간극장' 18~22일 오전 7시 50분

KBS1 TV '인간극장-을수골에 불이 밝으면' 편이 18~22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된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산 아래 마을에서도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40여 분을 달리다 보면 빼꼼히 모습을 드러내는 을수(乙水)골은 해발 650m 높이에 자리 잡고 있다. 깊은 산 속 비경에 반해 계곡도 비틀비틀 흐른다고 해서 지명이 붙여졌을 정도로 비경을 자랑하는 곳.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 중의 오지다.

60년 경력의 베테랑 심마니 전광서(75) 할아버지와 부인 이복순(70) 할머니는 촛불로 밤을 밝히며 50년을 함께 살아왔다. 첩첩산중 두메산골 외로운 삶이지만 심 보러 간 산에서는 할머니가 좋아하는 야생화를 한아름 캐오고, 약주라도 하는 날이면 "아이 러브 유~ 유 러브 미~"라며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는 할아버지의 사랑이 있어 견딜 만한 생활이었다.

그러던 이곳에 전대미문의 사건이 터졌다. 을수골에 전기가 들어온 것이다. 무공해 청정지역인 을수골에 불을 밝히면서 산골 노부부의 좌충우돌 문명 적응기가 시작됐다. 발전기를 돌려 일일 연속극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던 노부부는 전기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냉장고며 세탁이 장만할 생각에 한껏 들뜨지만 문제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가전제품 가격.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알아차린 전 할아버지의 4남매가 십시일반 돈을 모아 깜짝 선물을 준비해 을수골을 찾는다. 자식들은 전기가 들어오면 부모님의 생활이 한결 편해질 것이란 생각에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헛헛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시간이 멈춘 듯, 가슴속 고향의 모습 그대로였던 을수골이 문명을 만난 뒤에도 과연 그 모습 그대로 반겨줄지 걱정스럽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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