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종북논란 기름 부은 이석기

이석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 종북(從北)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이 의원은 이달 15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애국가의 존재를 부정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미국 등에는 국가(國歌)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국가가 없다"며 "애국가는 그냥 나라 사랑을 표현하는 여러 노래 중 하나이고 우리나라는 애국가를 국가로 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당내 쇄신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신(新)당권파를 겨냥해 "애국가 부르면 쇄신이냐 씨×. 황당한 닭짓이죠!"라고 욕설을 섞어가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의원의 발언 이후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물론 정치권까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발언을 했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이석기 의원의 국적은 어디인가?"라고 이 의원을 압박한 뒤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종북주사파 세력들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고 강력 비난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현행법을 위배하는, 그래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에 해가 되는 모든 이적, 종북행위자는 당연히 엄정한 법의 잣대로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민주통합당 역시 '너무 나갔다'며 이 의원을 비판했다. 김현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애국가를 이념논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이석기 의원에게 상식의 정치를 주문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은 물론 국민이 국회의원을 걱정하게 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누리꾼들 역시 "진정한 화성인" "서둘러 금배지를 떼야 할 사람" 등의 비난글을 쏟아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 의원은 수습에 나서면서도 애국가에 대한 불편한 심기는 거둬들이지 않았다. 그는 17일 "발언 취지가 잘못 전달됐으며 애국가 제창을 쇄신의 본질인 양 인식하는 데 대한 우려를 전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애국가가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정치권에선 이 의원의 이 같은 발언 배경에는 자신의 의원직 사퇴 여론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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