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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금요일에 과학터치'] 소포를 이용한 인공 장기 생성

사진=소포를 이용한 줄기세포 만들기
사진=소포를 이용한 줄기세포 만들기

주드 로와 포레스트 휘태커가 주연한 영화 '리포 맨'(2010년 작)은 미래 사회가 배경이다. 고가의 인공 장기를 인간이 만들 수 있게 되면서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이들이 인공장기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현실을 그렸다. 하지만 그 같은 상황이 희망만 가져다준 것은 아니었다. 인공장기를 개발한 '유니온'이라는 회사가 사람들이 인공장기 비용을 지불하지 못할 경우 강제로 장기를 회수하기 때문이다. 물론 장기를 회수당한 이들의 목숨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인간이 장기를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다면 어떨까. 실제 조직공학에서 인간의 장기를 만드는 일은 오랫동안 연구자들의 목표였고 꿈이었다. 그러나 장기의 기능을 재현하기 위한 연구는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이는 조직공학이 다뤄야 하는 분야가 재료뿐 아니라 세포에 대한 충분한 이해, 공학적 구조와 윤리적 문제 등 매우 어렵고 다양하고 방대한 데 반해 과거의 연구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21세기의 연구 화두는 융합이다. 기존 분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것이 현재 과학계의 화두이다. 이는 기존 사고의 틀을 뛰어넘는, 혹은 기존의 방식이 간과한 것을 보게 할 수도 있다.

포스텍 기계공학과 박재성 교수팀은 2011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의 도약연구사업의 국가선도 실험실로 지정돼 '세포 유래 인공 소포를 이용한 분화 및 역분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하나로 소포를 이용한 체세포의 후생적 역분화에 좋은 결과를 얻고 있으며, 이를 조직 재생에 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학제 간의 융합 연구 수행을 위해 박 교수팀은 기계공학 전공 학생과 생명공학 전공 학생들이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세포가 분비하는 소포의 분리를 통해 세포의 리프로그래밍(reprogramming) 뿐만 아니라 질병의 진단에 응용하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새로운 바이오 마커로서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소포를 이용한 일련의 연구들은 세계적으로도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원천 지적재산권 확보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조직공학에서 줄기세포는 분화를 통해 줄기세포가 조직화된다는 믿음을 오랫동안 가져왔으나 이는 사실이 아님을 시사하는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체세포 역분화는 유전적으로만 가능하다고 생각됐으나 이 또한 다른 결과들에 의해서 잘못된 생각이었음이 밝혀졌다.

이러한 새로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기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엑소좀(exosome) 또는 세포 밖 소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번 강연에서는 엑소좀이 세포 간의 상호작용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이를 이용해 어떻게 체세포 역분화가 이뤄지는지 소개한다.

이 같은 결과는 오랫동안 굳어져 왔던 기존의 패러다임, 즉 조직공학에서 장기를 만들기 위해 조직을 구현해야 한다는 명제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조직공학에서 장기를 몸 밖에서 구현해 이식하는 개념이 기존의 패러다임이라면 손상된 장기를 재생하는 데 초점을 맞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이번 강연에서는 이러한 패러다임이 왜 가능한지를 엑소좀을 이용한 세포의 리프로그래밍을 통해서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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