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개 원탁에 둘러앉은 참가자들이 선정된 주제에 대해 원탁별 토론을 벌인 뒤 논의를 마무리하자 사회자들이 원탁마다 설치된 컴퓨터에 내용을 입력했다. 원탁별 의견은 주최 측 컴퓨터로 전송됐고, 이는 무대 위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비쳐졌다. 내용을 본 참가자들은 앉은 자리에서 원탁별로 즉석 투표를 했고, 그 집계 결과가 바로 스크린에 나타났다. 이어 2, 3차 토론이 이어지고 같은 과정을 거쳐 최종 결과가 스크린에 선명하게 뜨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른바 '21세기 타운미팅'이 벌어지는 풍경이다. '타운 미팅'(Town Meeting'마을회의)은 식민지 시대 미국에서 생겨난 직접민주주의의 한 형태로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 후 정책을 직접 결정하는 일종의 주민 총회. 1990년대 중반 아메리카스픽스라는 시민단체가 IT 기술을 접목, '21세기 타운미팅'으로 진화돼 지구촌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이 (사)코리아스픽스와 함께 이 방식을 적용한 이색 시민 토론회를 대규모로 열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 시대의 가족을 말하다'를 주제로 7월 21일 경북고에서 '가족사랑 디베이트 어울마당'을 진행키로 하고 참가자 600명을 모집 중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행사는 디베이트 교육 활성화, 학부모의 교육 참여 유도와 더불어 가족 간 대화의 장을 열어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것. (사)코리아스픽스와 시교육청의 디베이트 교사지원단과 학부모지원단이 토론 진행을 맡는다.
참가 대상은 지역 초'중'고교생과 그 가족. 초교 90가족, 중학교 150가족, 고교 60가족까지 모집한다. 디베이트 라이프(cafe.naver.com/debatelife) 게시판에 부모나 형제자매 등 가족 1명과 함께 2인 1조로 신청하면 된다. 다만 황선미의 소설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은 뒤 참가해야 한다. 이 소설은 꿈을 간직한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와 지극한 모성애를 묘사한 작품. 19일 현재 100여 가족, 200여 명이 참가 신청한 상태다.
행사일 오전에는 초'중'고교별로 15가족 30명씩 나눠 '2012년 우리 시대 가족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중학교 150가족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21세기 타운미팅 방식을 적용해 '300인의 원탁, 우리 시대의 가족을 말하다' 행사를 벌인다. 초교와 고교생 가족은 이 행사를 관람토록 할 계획. 행사에서 나온 결론은 시교육청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교육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가정에서부터 찾아보자는 마음을 담은 행사"라며 "토론 자체 외에도 가족 간 사랑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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