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선거(12월 19일)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민국 정치권이 '안철수 행보'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야권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의 단일화가 마치 사실인 양 '최대 변수' 운운하고 있고, 여권은 정치적 스펙트럼을 명확히 하지 않은 안 교수를 의식해 각을 세우지도, 편을 들지도 않는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안 교수에게 '공격적인'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해찬 대표는 1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대통령 후보는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벌써 (출마를) 공식화해야 했는데 지금도 조금 늦었다"며 "(안 교수는) 가능한 한 본인의 입장과 국민에게 검증받을 충분한 시간, 다른 후보들과 연대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출마 선언을) 빨리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15일에도 "몇 개 채널을 열고 얘기해 봤는데 아직 태도가 결정되지 않은 것 같다"며 안 교수와의 접촉설을 흘렸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 민주당 대권 주자 경선 뒤 안 교수와의 2차 경선을 실시하는 '투 샷 경선'을 시사한 바 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안 교수와의 공동정부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안 교수는 답이 없는데 민주당은 안 교수를 '자기 사람'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손학규 민주당 고문은 18일 "안철수 교수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원으로 '백신' 같은 존재이지만 검증된 것이 없다"며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했다. 안 교수만 보고 있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다. 손 고문은 이날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직 선거판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우리 힘으로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본적 예의가 아니다"고 밝혔다. 손 고문은 앞서 17일 문 고문의 공동정부 구상에 대해서도 "아무 실상도 없는 이미지만 가지고 공동정부를 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밝힌 바 있다.
안 교수를 잡지 못하면 '승부 끝'이라고 여기는 야권에 대해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정치를 하는 정당이 한 명의 인물에게 끌려다닌다"는 비난을 하고 있지만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교수의 '파괴력'을 봤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괜히 안 교수 심기를 거스렸다간 '안 교수가 미는 ○○○ 후보'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편 안 교수는 다음 달 출간을 목표로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대권 출마와 연관된 듯한 각 분야 전문가와 물밑 접촉 중이다. 3월 일본으로 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난 안 교수는 조순 전 경제부총리도 최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에는 검사 출신 금태섭 변호사를 만났고, 최근에는 전현희 전 민주당 의원 등 정치권 인사와의 만남도 원하고 있다고 한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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