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의 근대골목이 쟁쟁한 국내 관광지들을 제치고 '2012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었다. 발표소식을 듣는 순간의 벅찬 감동과 기쁨, 주민들의 축하와 격려로 연일 중구는 축제 분위기다. 별이 되도록 함께 애써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기쁨도 함께 나누고 싶다.
사실, 그간 대구 시민들에게 비친 대구는 볼거리, 즐길 거리가 별로 없는 관광의 불모지라는 인식이 보편적 시각이었다. 어쩌면 아직도 '웬 골목?' '골목에 뭐가 있길래?' '어딜까?' 궁금해하는 시민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도심의 근대골목이 한국최고 관광의 별이 되었다는 소식은 시민들에게는 경이를 넘어 충격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근대골목은 5년 전만 해도 우리 시민들에게는 낯선 곳이었다. 동산병원 위에 자리한 동산과 선교사 주택도, 청라언덕과 만세운동길도 그 존재를 아는 시민들이 드물었다.
일제강점기 민족저항의 역사도, 400년 경상감영과 함께한 골목의 역사도 그냥 도심의 낡고 볼품없는 골목길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역사요, 보물들이기에 2007년 초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적 개선사업 컨설팅 공모사업에 신청했고, 선정의 결과로 골목에 흩어져 있는 근대역사 벨트화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는 동산에서 3'1만세길과 계산성당, 이상화고택과 서상돈고택, 뽕나무길을 따라 성 밖 골목을 거쳐 제일교회와 약령시박물관, 진골목으로 이어지는 길을 역사와 문화, 인물을 주제로 조성하는 공간 디자인 개선사업이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대구 최초의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이었고, 도심재생사업의 정책 방향을 제시한 사업이기도 하였다. 관 주도형 사업에서 탈피하여 주민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역사문화자산을 활용한 디자인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뽑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인 '우리 사랑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이 사업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동성로 주변에만 몰려드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곳 근대골목까지 이어지게 하자는 꿈을 담아 출발했다.
근대골목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곳이다. 근대와 현대를 함께 접하면서 민족자존을 지켜온 선현들의 정신과 향취를 느낄 수 있다. 골목을 함께 걷노라면 길과 나무,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나라의 큼지막한 근대역사들이 줄줄이 녹아 있으면서 대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유일한 장소성을 가지고 있다.
이뿐이랴. 근대골목 자체가 대구의 도심을 흐르는 모세혈관이다. 천 개의 골목이 있고 각각의 삶과 애환을 담고 있다.
근대골목의 성공을 모두가 반신반의했지만 골목 투어로 승화되면서 시민들의 반응이 뜨거웠고, 이제는 드라마 사랑비와 각시탈의 촬영 장소로 제공되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의 방문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부산과 서울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오고 올해만 1만여 명의 초중고생과 일반인 등 5만여 명이 다녀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외국어 가이드 양성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한국관광의 별 중 하나를 땄지만, 스타는 빛나야 되고 떨어지면 회복 기간이 만만치 않다. 근대골목이란 별이 빤짝빤짝 빛날 수 있도록 더 다듬고 관리를 잘 해야 하는 등 숙제가 많다. 보다 쉽게 골목투어를 즐길 수 있도록 편리한 가이드북과 앱을 제작하는 일, 단체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체험 숙박시설, 읍성길과 종로를 따라 천 개의 골목 이야기를 연결하고 다듬는 작업, 방문객이 근대골목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기념품 개발 등이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리것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시민들의 얼굴 표정 하나까지 관광자원이 되는 시대다. 근대골목을 찾는 관광객에게 시민들의 친절은 기본이고 우리것이 자랑스러워 더 머물도록 함께 가꾸어야 빛을 낼 수 있다.
우리 중구는 함께 꾸는 꿈은 꼭 이루어짐을 한국관광의 별로 체험했기에 또 하나의 별을 꿈꾼다.
윤순영/대구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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