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합니다.
친구를 자살로 내모는 학교폭력을 반대합니다. 그에 앞서 학력중심, 경쟁위주의 환경을 조장하는 이 땅의 교육시스템을 반대합니다. 그렇다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항변하는 행위는 더더욱 반대합니다. 또한 자살을 언론이 자극적으로 이슈화 하는 것도 반대합니다. '오죽했으면 그랬을까'하는 동정적인 시선이나 가해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몰이도 반대합니다. 그것은 지금도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또 다른 청소년을 부추길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땅만 잡아놓고 아파트를 짓기도 전에 먼저 분양하는 '선분양 후시공'관행을 반대합니다. 그리고 아파트 구입비의 대부분을 대출금으로 충당하는 것을 당연시 하는 풍토도 반대합니다. 더불어 아파트를 주거의 개념이 아니라 투기의 대상으로 여기는 일반적 시각을 반대합니다. 무엇보다 그 사람이 사는 집이나 타는 자동차로 그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려는 경향을 가장 반대합니다.
술을 강권하는 음주문화를 반대합니다. 음주를 하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운전대를 잡는 몰상식을 반대합니다. 그래서 밤늦게 퇴근하는 아버지를 태우고 돌아오던 무고한 일가족을 무참히 죽음으로 내모는 천인공노할 범죄 행위를 강력히 반대합니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반대합니다. 이주노동자나 이주여성을 차별하고 한 술 더 떠 가난한 그들을 등쳐먹는 야비한 한국인을 반대합니다.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상을 반대합니다. 또한 그것이 대를 이어 물림되는 악순환을 강력히 반대합니다. 늘 국민을 위한다는 거창한 명분을 앞세우며 당리당략이나 사리사욕만 채우는 교활한 정치인들을 반대합니다. 정치인과 기업인이 사과 없는 사과박스를 주고받으며 이권을 나눠먹는 검은 커넥션을 반대합니다.
추징금이나 세금 낼 돈 한 푼 없다는 사람들이 외국을 제 집보다 더 자주 드나들고 VIP급 골프를 치는 아이러니를 반대합니다.
밖에서는 제 구실을 하지도 못하는 인간이 집에만 들어오면 연약한 아내나 아이들을 때리는 무자비한 가정폭력을 반대합니다. 맞벌이를 하면서도 가사 일에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게으르고 보수적인 남편을 반대합니다.
깊은 밤, '달밤의 체조'로 아래층 사람에게 '아파트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선사하는 이기적 층간소음을 반대합니다.
아, 반대하는 것들을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려는데 벌써 지면이 다 되어버린 안타까운 현실을 반대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내가 반대하는 것들을 나 스스로도 저지르고 마는 나의 간사한 이중성을 반대합니다.
이병동<CF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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