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민 역외지출, 서울 의료비 가장 많았다

한은 신용카드 사용액 분석…서울사용 비중 67%나 차지

대구경북의 역외지출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보건의 역외지출 규모가 컸다. 반면 대구경북을 찾은 이들은 소비를 위해 찾는 경향이 강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19일 공개한 '대구경북지역 신용카드 이용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신용카드 이용액은 37만7천원이었다. 전국 평균 53만9천원과 큰 격차를 보였다.

◆늘어나는 역외지출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지난해 신용카드로 사용한 금액은 총 19조2천759억원. 대구의 1인당 연간 신용카드 이용액은 489만원으로 광역시 중 가장 적었고, 418만원인 경북은 전남 다음으로 적었다. 부산'울산'경남이 32조7천억원을 쓴 것에 비해 58.9% 수준에 불과하다.

대구의 역외지출은 지난해 39.4%로 2010년(38.5%)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경북의 역외이용 비율은 42.6%로 2010년(35.6%)에 비해 7%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역외이용 비율의 상당수는 대구에서 사용한 것이지만 KTX 등 교통 인프라 개선도 경북의 역외 유출 비율을 높인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구경북 신용카드 소지자의 역외지출 지역으로는 서울의 비중이 67.2%로 압도적이었다.

◆의료비 유출 비율 높아

역외지출 내역 중 가장 비율이 높은 분야는 의료비(23.2%)였다. 100만원을 타지역에서 썼다고 가정했을 때 의료'보건에 23만2천원을 써 지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대구경북 사람들이 치료를 위해 타지역, 특히 서울에서 쓴 돈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는 오락'문화(22.2%), 의류'잡화(18.1%)에 많은 돈을 썼던 부산'울산'경남과 다소 차이나는 부분이다. 부산'울산'경남의 역외지출 중 의료'보건 비중은 17.6%였다.

반면 다른 지역에서 대구경북을 찾은 이들의 경우 연료판매(17.9%), 유흥'사치(17.6%), 음식'숙박업(15.1%)에 많은 돈을 썼다. 대구경북에 와서 쓴 돈의 절반 이상이다. 차에 기름을 넣고 놀고 먹다 돌아간다는 얘기다.

◆실질적 역외지출 더 많을 듯

실질적인 역외지출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의 돈이 서울로 빠져나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1인당 연간 신용카드 평균 이용 금액은 452만원. 이 중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에 105만1천원, 주유소 등 연료판매업에 104만2천원 순으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의 순역외유출 비율은 13%였다. 타지역 주민이 대구경북에서 쓴 금액에 비해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타지역에서 이용한 금액이 13% 많다는 뜻이다. 서울의 순역외유출 비율이 -19.1%였던 것과 대비된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신용카드를 이용한 민간소비지출의 상당액이 역외로 유출되고 있다. 지역 전통시장 육성, 관광자원 개발 등과 연계한 지역특화 방안이 필요하다"며 "특히 지역 의료기관의 고급 의료 인프라를 확충해 의료 부문의 역외 유출을 축소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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