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향의 정치학자가 민주통합당의 내실 없는 '구호정치'에 대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민주당이 정당정치의 본류를 찾을 것은 물론 구체적으로 국민의 삶을 '어떻게' 윤택하게 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19일 민주당 국회의원 연구모임인 '국회민생포럼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민주당이 '민주 vs 반민주'라는 진영 간 대립구도에 의존하기보다 실질적으로 진보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민주정부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는 데 더욱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투쟁 일변도의 당 운영을 비판한 것이다.
최 명예교수는 "민주당이 현재 채택하고 있는 '민주 vs 반민주' 대립구도는 보수진영에 대한 부정적 이슈(독재회귀'신공안정국 등)를 발굴해 쉼 없이 공격하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는 늑대가 온다고 부르짖는 양치기 소년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비판과 공격에만 시간과 노력을 쏟을 것이 아니라 당의 체질정비를 통해 대안 정부로서 실력을 쌓고 그 능력을 국민들에게 보이면서 실제로 집권 후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까지 국민들에게 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명예교수는 민주당이 지난 4'11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유권자들은 단순히 슬로건이 좋으냐 나쁘냐를 판단하기보다 슬로건에 담긴 정책대안들의 실현 가능성까지 챙겨보기 때문에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진보든 보수든 자신들이 추구하는 정치적 이념을 실질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관료를 통솔하면서 설정된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는 실력과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이러한 측면에서는 관료출신들이 많은 새누리당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 명예교수는 민주당이 그동안 당내 권력을 꾸준히 분산시켜온 것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민주당이 진보진영 내 다양한 조직들이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확실한 중심공간으로서의 역할까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 명예교수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인터넷'휴대전화'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과 친숙한 그룹의 과다대표 문제가 생겨 당원 또는 일반국민들의 의견을 당이 반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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