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1일 파업…대구 출장 직장인 캐리어 들고 역에서 쩔쩔

전국 택시업계가 하루 동안 전면 파업을 실시한 20일 오전 대구시 동구에 위치한 한 운수회사 택시들이 운행을 멈춘 채 줄지어 서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를 비롯한 전국 택시 업계가 LPG 가격 인하 등을 요구하며 24시간 운행 중단에 돌입한 20일 오전 대구도시철도 반월당역에서 많은 시민들이 도시철도를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측은 평소보다 크게 붐볐다고 말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를 비롯한 전국 택시 업계가 LPG 가격 인하 등을 요구하며 24시간 운행 중단에 돌입한 20일 오전 대구국제공항 앞 버스승강장에서 여행객들이 많은 짐 보따리를 가지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시내 1만7천여 대의 개인'법인 택시가 20일 운행을 중단함에 따라 시민들이 출근길에 불편을 겪었다. 포항, 구미 등 경북의 중소 도시에서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출근길에 택시를 잡지 못한 대구 시민들은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로 몰렸으며, 평소 택시를 주로 이용했던 대구국제공항'동대구역 이용객도 시간을 맞추기 위해 애를 먹었다.

이날 오전 7시 대구국제공항. 평소 줄지어 서 있던 택시들이 단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공항 이용객들은 모두 승용차를 이용했다.

박지연(32'여'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씨는 "콜택시를 부르려고 전화하고 나서야 택시가 파업한다는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부모님 차를 얻어타고 왔다"고 했다.

같은 시간 동대구역에도 택시가 보이지 않아 외지인들은 발을 굴렀다. 서울에서 대구로 출장 온 정홍길(33) 씨는 "큰 가방이 2개나 있고 수성구 상동으로 가야 하는데 택시가 없어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오전 8시쯤 달서구 상인동 상인네거리. 지하철에서 내려 택시를 타려고 기다리는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김경애(42'여'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씨는 "허리가 아파 집에 걸어가기가 어려워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택시가 오지 않았다"고 했다.

장순옥(57'여'대구시 서구 비산동) 씨는 "평소 택시를 타고 병원에 다녔기 때문에 어떻게 버스를 타야 하는지 모른다"며 "병원 진료 예약을 해놨는데 늦게 생겼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평소 택시를 타고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도시철도를 이용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 반월당역의 도시철도 1'2호선 하차 시민은 8천68명으로 지난주 수요일 7천456명에 비해 612명 늘었다.

반월당역을 청소하던 김모(50) 씨는 "평소보다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택시 파업으로 이용객이 훨씬 늘어난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포항시에서도 택시 파업으로 버스정류장 등지에는 시민들이 평소보다 더 몰렸다. 회사원 김종미(29'여) 씨는 "시민들이 버스로 몰려서인지 평소보다 승객이 많아 버스가 혼잡했다"고 말했다.

구미 옥계동에서 송정동으로 출근하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던 김희준(41) 씨는 회사 출근이 50분가량 늦었다. 택시 파업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결국 김 씨는 동료 차를 얻어타고 출근했다. 평소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던 구미역과 구미버스터미널, 구미국가산업단지,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상원'전병용'김항섭'신선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