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117 신고, 학교 폭력 문제 푸는 중요한 열쇠다

학교 폭력 신고를 받고 상담, 보호 활동을 전담하는 '117센터'가 대구경찰청과 경북경찰청 내에 문을 열었다. 올 들어 학교 폭력 신고 건수가 급증하자 신속하고 내실 있는 대응을 위해 전국 시'도 광역 단위 117센터를 이번에 확대 설치한 것이다. 학교 폭력 신고와 대응 시스템이 갖춰지는 등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해 1분기 117 학교 폭력 신고 건수는 고작 24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 4천여 건으로 급증했고 5월 말 현재 전국적으로 1만 4천여 건이 접수되는 등 거의 폭주 상태다. 눈여겨볼 점은 학교 폭력을 당한 학생, 학부모의 의식 변화다. 피해 사실을 숨기지 않고 적극 신고하는 등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폭행과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도 보복이 두려워 쉬쉬했던 피해자들이 더 이상 당하고 있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확연해진 것이다.

피해자 신고는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다. 117센터가 활성화되고 제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가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학교 폭력 신고가 아무리 증가하고 활발해지더라도 경찰과 학교, 지역사회가 단호한 의지를 갖고 철저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학교 폭력이라는 썩은 뿌리를 완전히 뽑아낼 수는 없다.

경찰 당국은 학교 폭력 신고 즉시 개입해 철저히 수사하고 신고자에 대한 비밀 보장에 유의하는 등 세심히 신경 써야 한다. 누가 신고했는지 드러날 경우 보복과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신고 감소 등 악영향이 우려되어서다. 이처럼 경찰청과 학교, 관계 기관이 적극 협력하고 당사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학교 폭력 제로'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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