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먹고 혈압이 정상 수치에 도달했다고 해서 정상인은 아니다. 약으로 조절이 잘 되는 고혈압 환자일 뿐이다. 이처럼 성인병이 있는 사람은 항상 자신이 환자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어야 합병증을 일찍 발견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고혈압을 비롯한 성인병은 대개 환자와 평생 같이 가는 동반자다. 이를 인정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친구'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합병증 등으로 죽음까지 부르는 '원수'가 된다.
◆생활습관병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고혈압'당뇨 예방관리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는 고혈압이나 당뇨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로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고혈압과 당뇨는 '생활습관병' 혹은 '무언의 살인자'로 불린다. 당장 문제가 드러나고 고통이 따르는 질병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혈압은 우리 몸의 장기와 세포에 적절한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압력이다.
상수도 시설로 비유를 하면 상수도 가압장에서 적절한 수압으로 물을 보내줘야 수돗물이 각 가정에서 잘 나오게 된다. 수압이 너무 높으면 송수관이 파열될 것이고, 낮으면 생활용수 공급이 제대로 안 될 것이다. 혈압도 이와 같다. 즉, 고혈압이란 신체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수치 이상으로 높은 혈압을 말한다.
◆증가하는 고혈압
고혈압에 대한 정의와 치료 목표도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수축기 혈압이 130 이하이고, 이완기 혈압이 85 이하일 때를 정상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120/80을 정상으로 정하고 있다. 정상을 넘어서 140/90 이하인 경우는 전기 고혈압 단계로 정의하고 있다.
인간의 노화는 혈관 노화에서 비롯된다. 혈관이 노화해 딱딱해지면 혈압이 높아진다. 혈관 노화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 고혈압과 당뇨병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성인 4명 중 1명 이상이 고혈압에 해당되며, 40세 이후부터는 이 비율이 급격히 늘어난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 정도가 고혈압을 앓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최근에는 식생활 변화로 인한 비만아동의 증가로 고혈압이 어린이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원인과 증상
고혈압의 원인은 무엇일까? 널리 알려진 것처럼 비만과 염분의 과다섭취, 술, 담배, 운동부족, 변비, 공격적인 성격 및 과로 등이 모두 고혈압과 관련 있는 요소들이다. 사회제도의 급격한 변화와 문화충격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는 인체에 극도의 긴장을 낳고, 그 결과 혈압 상승은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의 중요한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고혈압은 대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또 나타나는 증상도 개인에 따라 차이가 심하다. 가벼운 고혈압인데도 증상이 심한 사람이 있고, 혈압이 매우 높은데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증상 없이 지내면서 고혈압을 방치할 경우 중풍과 같은 뇌혈관 질환과 심장 질환과 같은 합병증을 초래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합병증 예방을 위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고혈압을 '무언(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최선의 치료는 예방
현대인들은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성인병에 노출돼 있다. 질병을 물리치고 다스리는 데는 이미 생긴 병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이 생기는 원인을 찾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다. 혈압 상승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을 고치고, 꾸준한 운동과 여유로운 자세로 생활해야 한다. 고혈압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고혈압은 의사가 고치는 것이 아니다'란 점이다. 의사는 치료를 돕는 역할을 할 뿐 '진짜 치료는 개인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도움말'신동구 영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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