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연음식 이야기] (24) 효소 (3)

효소 많은 검은콩, 볶거나 삶으면 효소 '0'

효소가 풍부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료가 좋아야 한다. 재료 그 자체에 효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야 하는 것. 효소는 화학약품, 농약, 보존료 등에 무척 민감하다. 그래서 유기농 식재료가 효소 활성이 높다. 생선회도 자연산이 항생제나 중금속 등에 노출된 양식보다 효소 활성도가 높고, 맛도 좋다. 동일한 식물이라 하더라도 잎보다는 열매에 효소가 많으니 참고하자.

조리법에 따라서도 효소 활성이 달라진다. 소금, 강한 향신료, 합성 조미료 사용은 효소 활성을 방해하므로 최소한만 사용해야 한다. 조리 시 열을 많이 가해도 효소 활성을 방해하므로 열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좋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조리제품이나 인스턴트식품, 통조림식품은 효소가 거의 없다.

검은콩을 예로 들어 효소 활성을 높이는 조리법에 대해 살펴보자. 검은콩에는 트립신과 키모트립신이라는 효소가 많이 들어 있는데 둘 다 췌장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인슐린 분비를 촉진, 당뇨 질환 개선을 돕는다. 그런데 우리는 검은콩을 주로 밥에 넣거나 고소하게 볶아서 간식으로 먹는다. 이렇게 먹으면 효소를 제대로 섭취할 수 없다. 가열해 조리하기 때문에 효소 활성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검은콩에 들어있는 효소를 제대로 섭취하기 위해서는 식초에 절여뒀다가 먹는 것이 좋다. 이때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식초를 사용하면 더욱 좋다.

살펴보면 일상에서 손쉽게 효소를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무즙을 활용하는 것이다. 무에는 탄수화물 분해 효소인 아밀라아제와 몸 속 유해 성분을 분해하는 카탈라제는 물론 각종 항산화효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생선회를 먹을 때 무나 무순을 곁들여 먹으면 생선의 산도가 중화되고, 효소 활성 역시 높아진다. 무즙은 밥이나 떡같은 탄수화물 성분으로 된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 효과가 있다. 예로부터 떡을 먹을 때 김치 국물을 곁들이거나 떡국에 동치미를 곁들인 것을 보면 선조들의 지혜가 놀랍다.

둘째, 고기를 양념할 때 생과일즙을 활용하는 것이다. 생과일에는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제가 있어 고기를 연하게 만들어 준다. 쇠고기를 재울 때는 배즙이나 키위즙을 쓰는 것이 좋다. 돼지고기, 닭고기에는 사과즙, 파인애플즙, 파파야즙이 어울린다.

셋째, 제철 채소 및 과일을 사용해 효소가 풍부한 발효즙을 만들어 그대로 복용하는 것이다. 요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가정에서 발효즙을 많이 만들어 먹고 있다. 제철 채소 및 과일을 잘게 썰어 설탕에 재워두면 맑은 즙이 나온다. 즙을 걸러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물에 희석시켜 먹거나 생리활성효소가 풍부한 녹즙, 생과일주스 등에 섞어 먹으면 소화 및 피부미용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효소가 풍부한 자연식품의 종류를 알아보자. 발효간장, 된장, 고추장, 젓갈, 쌈장, 막장, 장아찌 등이 있다. 이들 모두 끓이지 않고 생으로 먹어야 효소 섭취 효과가 높다. 된장은 찌개로 끓이지 않고 쌈장으로 만들어 효소가 풍부한 신선한 채소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찌개로 끓여 먹을 때는 부재료를 먼저 넣고 끓이다가 나중에 된장을 넣어 열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해 먹는 것이 좋다. 다시 데우면 그만큼 열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나 효소 활성 효과가 낮아지므로 된장찌개는 한번 먹을 양을 자주 끓여 먹는 것이 좋다.

효소가 풍부한 음식은 멀리 있지 않다. 친숙한 우리나라 전통발효식품이 해답이다. 효소가 풍부할 뿐 아니라 우리 몸에 유익한 미생물도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항암, 면역증강, 소화촉진 등의 효능도 있다. 이러한 효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소스나 양념에도 적극 활용해 조리하면 좋다. 더불어 마요네즈. 케첩, 각종 병조림 소스류 등 인스턴트 양념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신아가 참(眞)자연음식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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