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전통시장을 다닌 기억이 있다. 기억 속에 남은 시장의 모습은 늘 북적대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정겨운 곳이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그 모습은 아직 그대로다.
전통시장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때 모습 그대로 우리를 맞이한다. 문제는 전통시장의 생존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변에 대형마트, SSM 등이 들어선 것은 물론 홈쇼핑 등 새로운 유통업태가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겨나고 있는데, 전통시장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손님들은 하나 둘 시장을 떠나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대형유통업체들 때문에 생계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일. 전국적으로 전통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운동이 일고 있다.
전통시장도 달라지고 있다. 시설 현대화는 물론 친절과 다양한 상품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전통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전통시장이 대형유통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통시장 상인들의 자구노력과 전통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일 것이다.
◆변화하는 전통시장
대구시는 유통산업발전법 및 시행령 개정에 따라 대형마트, SSM이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을 못 하도록 했다. 또 둘째·넷째 일요일은 의무적으로 휴업을 하도록 조례를 제정했다. 전통시장들은 재기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서남신시장, 경명시장, 칠성시장, 팔달신시장, 신매시장, 대명시장, 와룡시장 등은 고유의 개성을 살려 이를 상품화하고 지역별 '특화 상품' 개발로 자생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방촌시장, 동구시장, 원고개시장, 봉덕신시장, 관문시장, 영선신시장, 송현주공시장, 현풍시장도 변화의 물결에 합류하고 있다.
전통시장의 변화 수위는 생각보다 높다. 선물증정, 바겐세일, 손님과 함께하는 재미있는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이달 13일에는 16개 전통시장 중 6개 시장에서 '노마진' 행사를 했다. ▷동구 방촌시장은 참기름, 단배추 ▷남구 영선신시장은 계란, 양파 ▷북구 칠성동 경명시장은 간고등어, 계란 ▷칠성시장은 계란 ▷수성구 목련시장은 채소, 과일, 수산물을 시중가격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했다. 북구 팔달시장은 파격적으로 상추, 무, 단배추, 대파를 한 품목당 100원에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마이너스 마진행사'도 펼쳤다.
다른 시장도 10~30% 바겐세일 행사에 나서고 있다.
▷서구 신평리시장은 과일, 채소, 건어물, 식육 ▷원대신시장은 화장지 등 생필품 ▷원고개시장은 배추, 양배추, 감자 ▷남구 관문시장은 20개들이 라면(1만1천500원)을 사면 경품추첨권을 준다. 당첨되면 라면 한 상자 더 주기 행사를 하고 있다. ▷북구 삼성시장은 영광굴비 ▷달서구 송현주공시장은 건강식품, 건어물 등 특정품목을 바겐세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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