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풍산읍 회곡리의 '안동 회곡양조장'에는 막걸리에 푹 빠진 젊은이가 있다. '회곡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는 권용복(44) 대표는 안동에서도 외딴곳인 회곡마을에 있는 '양조장'에서 청춘을 보냈고 여생을 바칠 각오다.
회곡 양조장은 권 대표의 가업으로 3대째 운영되고 있다. 권 대표가 30세였던 지난 1998년 양조장을 운영하던 어머니의 권유로 대구의 직장생활을 접고 무작정 내려왔다. 그동안은 30대 후반부터 어머니 김숙자(75) 씨가 혼자서 양조장을 도맡아 가업을 이어왔다. 지금도 어머니 김 씨는 55년을 한결같이 발효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산 증인으로, 회곡양조장의 버팀목이다.
어머니 김씨는 갓 스무 살 나이에 시집오자마자 시댁 어른들에게 술 빚는 법과 맛 내는 법을 익혔다. 음식 잘 만들기로 이미 소문났던 어머니 김 씨가 만들어낸 막걸리는 입소문을 타면서 먼 곳에서 직접 구입하러 오는 단골이 생겨나기도 했다.
권 대표는 이런 어머니로부터 누룩 띄우는 법과 발효시간과 온도상태에 따른 대처방법 등 막걸리 만드는 법을 배웠다. 전국 팔도를 누비면서 술 잘 만드는 이들을 만나고 강의를 들었다.
2000년 막걸리 영업구역제가 해제되면서 회곡막걸리는 새 전성기를 맞았다. 권 대표가 용기를 개발해 바꾸고, 그동안 연구해온 맛을 담은 '회곡 순쌀막걸리'는 안동을 비롯해 북부지역 막걸리시장에서 최강자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회곡양조장에서는 '순쌀막걸리' '순쌀 동동주' '참마 막걸리'를 생산해낸다. 일반 양조장들이 1천200~2천ℓ의 대형 발효탱크를 사용하지만, 이곳에서는 450ℓ짜리를 사용하고 발효기간도 두 배 이상 장기 숙성시키면서 최고의 품질을 내고 있다. 2007년 대한민국 주류품평회 입선, 2010년 농식품부 주류품평회 대구'경북 대표 선정, 2011년 경주엑스포 소믈리에 전통주 품평회 장려상 수상 등 각종 품평회에서 맛을 인정받았다.
회곡양조장은 내년쯤 경북바이오산업단지에 제2공장을 조성하고 흑마와 백진주쌀, 찹쌀을 원료로 한 '약주'와 국화 막걸리 등 신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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