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슬산 정기 받아 한 사발∼ 비슬산 생막걸리

대구 달성군 현풍면 원교리 5일장이 서는 현풍시장 한쪽에 자리한 현풍양조장. 지역민들에게 막걸리 본래의 맛을 제대로 찾아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성득(66) 대표와 부인 손경화(63) 씨는 매일 새벽 2시가 기상시간이다.

현풍양조장 김 대표의 이른 기상은 자신이 빚은 '비슬산 생막걸리'가 아침시간까지 슈퍼나 마트, 식당 등지의 공급처에 배달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생효모를 발효해서 만드는 비슬산 생막걸리는 미세한 온도와 배합의 차이로 인해 자칫 그 맛이 변하기 십상"이라며 "특히 비슬산 막걸리는 술을 빚는 과정 내내 관심과 정성을 쏟아야 하는 소중한 자식과 다를바 없다"고 말한다.

좋은 막걸리의 맛은 우선 술을 발효시키는 누룩, 막걸리의 영양분 아미노산이 되는 쌀, 최상의 발효를 유도하는 물 등에서 결정되지만 여기에 청결상태 등 정성이 곁들여지지 않으면 허사가 되고 만다는 이치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 전부가 '막걸리 인생'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스무살 되던 해부터 삼촌이 운영하는 대구시내 경일양조장(약전골목과 만경관 사이)에 취직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딱 올해로 46년째다.

대구에서 3년 정도를 머물다 포항의 흥해, 칠포, 구룡포와 경산 등지의 술도가를 옮겨다니며 막걸리 빚는 기술을 익혔다. 김 대표는 20여년 전부터 직접 양조장을 차렸고 옥포에서만 15년 동안 양조장을 운영했다. 옥포에서부터 이름 붙여진 '비슬산 생막걸리'의 브랜드의 나이는 17살이다.

김 대표가 양조장을 다시 옥포에서 현풍시장으로 옮긴지 이제 2년 남짓 됐다. 옥포보다는 현풍이 인구, 교통 등 입지조건이나 활로개척 면에서 훨씬 낫다고 판단해서다. 아니나 다를까 막상 양조장을 현풍으로 옮기고 나서부터 매출이 부쩍부쩍 늘어나고 있다.

김 대표는 특히 대구의 진산인 '비슬산'을 자신의 막걸리 브랜드로 결합시켰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다. 비슬산에서 시작되는 수맥이 당연히 아래쪽인 현풍쪽으로 뻗어 있을 것이고, 더욱이 지하 150m 암반에서 퍼올린 생수로 막걸리를 빚는 자신이 정말 행복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현재 비슬산 생막걸리는 현풍은 물론 달성군의 유가, 구지, 옥포, 하빈지역에 공급되고, 양은 그리 많지 않지만 고령과 창녕까지 나간다. 이처럼 비슬산 생막걸리가 날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로라' 하는 지역의 유지들까지 나서 한몫 거들고 있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식당을 비롯해 가는 곳마다 '비슬산 생막걸리'에 대한 예찬을 빼놓지 않는다. 김 군수는 막걸리를 취급하는 업주들에게 "비슬산 막걸리를 어디다 갖다 내놓아도 품질에 손색이 없다. 막걸리 하나라도 지역 기업을 위해 소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떳떳하게 밝힐 정도다.

김정현 현풍면장은 "얼마전 달성출신인 문희갑 전 대구시장이 현풍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비슬산 생막걸리를 마셔보고는 '옛날 젊었을 적에 먹어본 막걸리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며 비슬산 생막걸리를 치켜세웠다"는 말을 전했다. 달성'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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