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박, 비박 3인방 분리 격파?…"김문수는 차차기 주자"

껴안기 전략으로 급선회…정몽준·이재오에겐 강경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 진영과 비박(非朴) 주자들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 주자 3인방'에 대한 친박 측의 대응에도 강도가 다르다. 친박계인 이혜훈 최고위원 등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이들 3인방을 대하는 자세에도 미묘한 차이가 느껴지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2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비공식적으로 후보등록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오는 분도 있다"며 "(경선 룰을 바꾸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공식적인 발언이 꼭 100% 진심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이 언급한 인사는 김문수 경기지사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최고위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비박 주자 진영은 발칵 뒤집어졌다. 특히 김 지사 측 김용태 의원은 "이 최고위원은 후보 등록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온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고, 만약 못 밝힌다면 모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비박 진영을 분열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 외에도 친박 핵심 인사들이 "김문수는 새누리당의 확실한 차기(2017년) 대선 주자다"라고 추켜세운 발언이 전해지는 등 김 지사를 대하는 친박 진영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친박 진영에서 정 전 대표, 이 의원과 김 지사를 대하는 자세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이 정부에서 2인자 역할을 한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전 대표에 대해서는 각을 세우면서도 김 지사에 대해서는 오히려 우호적인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최근 김 지사가 '결혼을 안하니까 위선을 하는 것'이라며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지만 이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박계가 별로 문제삼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의원이 여성리더십 운운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고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김 지사 측에서도 경선 참여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듯한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김 지사는 여러 차례 완전국민경선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 시점에서 당 지도부와 박 전 대표 측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정 전 대표와 이 의원과 경선 불참 등 끝까지 공동 보조를 취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김 지사의 고민이다. 완전국민경선제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경선에 참여할 명분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 딜레마인 셈이다.

한편 이들 비박 3인방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비박 진영이 추진하고 있는 비박 주자들간의 '후보단일화 미니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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