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휴업 업체 속출' 기운 잃어가는 안동간고등어

일본 근해 방사능 오염 이후 한국산 고등어 싹쓸이 구입

안동 간고등어업계가 원료가격 폭등과 판매부진, 업체 간 과당경쟁 등 3중고로 인해 최근 휴업에 들어가는 업체가 속출하는 등 올해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간고등어업계의 경영악화를 가져온 가장 큰 원인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 근해어장의 방사능 오염을 우려한 일본 수산업체들이 자국산 고등어를 외면하고 한국산 고등어를 선호하면서 앞다퉈 부산공동어시장을 찾아 한국산 고등어를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수입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홈쇼핑 상품용 원료 고등어는 20㎏들이 상자당 4만5천원으로 예년 평균가격인 상자당 2만2천여원의 2배가 넘어서는 등 원료가격이 폭등했다. 반면 비포장으로 유통되는 전통시장 고등어의 경우 일본인들이 먹지 않는 일본산 수입 고등어가 국내산으로 둔갑해 대량으로 풀리면서 오히려 가격이 내려가는 현상을 빚고 있다.

이처럼 일본 원전사태 이후 기형적 유통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국내산을 원료로 쓰는 안동간고등어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잃고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는 형편이다. 게다가 올 들어 CJ'현대'롯데 홈쇼핑 등 대형 홈쇼핑 업체들이 일제히 마진이 적은 농수산물보다 수익성이 높은 공산품과 서비스 상품 위주로 홈쇼핑 방송을 집중하면서 안동간고등어가 방송 후순위로 밀리는 것도 매출 부진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동지역 10여 개 간고등어업체 중 연매출 90억여원 정도인 A사와 30억여원인 O사, F사 등 모두 3개 업체가 지난달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전임직원이 휴직에 들어갔다. 최근에 공장 문을 연 H사와 M사 등도 직원 2/3를 무급휴직 형태로 감축하고 공장 가동률을 평소 절반 이하로 낮추고 있다.

특히 A사는 지난해 상반기 홈쇼핑을 통해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 같은 기간은 지난해 40% 수준인 20억원 정도로 떨어졌다.

오상일 안동간고등어협회장은 "일본 원전사태 여파로 빚어진 국내산 고등어 가격 파동에 안동간고등어업계 전체가 힘겨운 상황"이라며 "원전 사태 초기엔 소비자들의 수산물 외면으로 판매 부진을 겪었는데 올 들어서는 방사능 사태 도미노 현상으로 형성된 2차 파동이 덮치면서 업주들이 경영의욕마저 잃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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