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에너지음료, 성분 따져가며 드세요.'
#대학생 이재현(25) 씨는 시험 기간이면 하루에 3, 4개의 에너지음료를 마신다. 밤샘 공부를 하다 보면 잠이 오고 정신이 흐릿해지는데 이때 에너지음료를 마시면 피곤함이 가시고 집중력도 높아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직장인 서민규(34) 씨는 술자리가 있을 때면 술과 함께 에너지음료를 주문한다. 술에 에너지음료를 태워 마시기 위해서다. 서 씨는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면 맛도 있고 술도 잘 취하지 않는 것 같다"며 "특히 술을 많이 마셔야 하는 회식 자리에서는 반드시 에너지음료를 함께 마신다"고 말했다.
에너지음료의 인기가 높다. 1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집중력을 높여주고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레드불 국내 진출 이후 급속 성장
전 세계 에너지 드링크 음료 시장은 약 15조원 규모다. 매년 10%대의 성장률을 보일 만큼 성장세도 가파르다. 국내 시장은 약 300억원 수준으로, 월 판매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1월 2억5천만원에서 올 2월에는 30억원으로 1년 만에 판매가 10배 이상 늘었다.
국내에 에너지음료가 처음 소개됐을 때는 운동선수 정도만이 관심을 가졌다. 이후 집중력 강화에 효과적이라는 소문을 타면서 청소년과 젊은 층 사이에서 급속도로 수요가 늘어났다. 매출 분석 결과 에너지 드링크 구매자의 41%는 20대, 23%는 10대, 21%가 30대였다.
에너지 드링크는 피로 회복과 각성 효과가 있는 타우린과 카페인 성분 등이 함유돼 대학가 주변 편의점에서는 시험기간이면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할 정도다.
국내에서는 동서식품 '레드불', 롯데칠성음료 '핫식스', 코카콜라 '번인텐스'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세계 판매 2위의 몬스터에너지도 들어왔다.
특히 지난해 8월 동서식품이 에너지음료 세계 판매 1위인 '레드불'을 국내에 들여오면서 시장 규모는 300% 이상 커졌다. 2010년 3월 출시 이후 매출 감소를 겪던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도 전년 대비 매출이 466% 상승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에너지음료 판매는 레드불이 국내 시장에 진입한 이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동아제약 등 제약회사들이 신제품 출시에 가세해 앞으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인과 타우린으로 피로 회복, 집중력 향상
에너지음료들은 피로 회복과 집중력 향상 등을 내세워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에너지음료의 주성분 중 하나인 카페인이 이런 효과를 불러온다. 커피나 콜라 등에도 포함된 카페인은 졸음을 쫓고 피로감을 덜어주는 성분이다. 레드불(250㎖)에는 62.5㎎, 핫식스(250㎖)와 번인텐스(250㎖)에는 80㎎, 몬스터 에너지(475㎖)에는 164㎎의 카페인 성분이 함유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카페인 일일 섭취권장량을 성인 기준 400㎎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과다 섭취할 경우 불면증, 위산과다, 신경과민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성장기의 청소년에게는 수면장애나 불안감까지 가져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들 음료의 또 다른 공통 첨가물은 피로 회복에 효과적인 '타우린'이다. 레드불과 핫식스에는 타우린 1천㎎이 포함돼 있다.
타우린의 경우 아직 특별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지만 부작용 의심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 사례로 인슐린'스테로이드 제제와 타우린 14㎎을 함께 복용한 보디빌더가 뇌손상을 입은 것도 그중 하나다.
◆각성효과 뛰어난 붕붕드링크,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더 큰 문제는 에너지음료에 내성이 생긴 수험생들 사이에 음료와 비타민 등을 혼합한 '붕붕드링크'가 유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붕붕드링크는 각성효과가 강해 시험기간에 밤샘 공부를 하는 중고등학생들 사이에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붕붕드링크는 에너지음료에 이온음료와 비타민제를 첨가해서 제조하는 것으로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제조법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전해질음료와 카페인이 혼합되면 이온 불균형과 카페인 중독 등을 일으켜 신장에 무리가 가고, 우울증이나 무기력증 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심하면 뇌기능 장애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붕붕드링크는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에 섭취를 절대 금지하고 에너지음료의 경우에도 카페인과 타우린 등의 성분을 꼼꼼히 살펴 일일 권장량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카페인은 중독성이 강하고 청소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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