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비반납 147명이 '예스'할 때 '노'외친 새누리 3인의 변

"전국 민생투어도 국회의원 일" "가난한 의원 의정활동 어떻게 하라

새누리당이 이달 19일 의원총회를 통해 국회 원 구성 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제19대 국회 첫 국회의원 세비 반납 결정을 내렸지만 당내 일부에서는 '수용 불가'를 천명한 의원들도 있다. 이재오(서울 은평을)'조해진(경남 밀양창녕)'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 등 3명이 당의 결정에 따를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나머지 새누리당 147명의 의원은 순순히 당 결정을 따랐지만 유독 이들 3명의 의원이 반기를 든 이유는 뭘까? 3명의 의원에게서 '불복의 변'을 들었다.

조해진 의원은 "취지는 이해가 되지만 등원 이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던 사람으로서 '무노동'이라는 표현에 모욕감을 느끼고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돈이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저는 당장 세비가 없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누구에게 손을 벌려야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정치자금법상 문제가 되는 일은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넉넉하지 못한 의원실 살림을 꾸리고 있는 대다수 국회의원들의 심중을 대변한 것이다.

이재오 의원은 정치 활동의 범위를 두고 지도부와 의견 차이를 보였다. 그는 "전국에 다니며 민생투어를 하는 것도 국회의원 업무의 일종"이라며 "일을 하지 않았으니까 세비를 받지 않겠다고 하는 건 얄팍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22일 오후 자신의 수당 전액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기부한 김성태 의원은 "세비 반납에만 몰두할 뿐 개원 협상에는 지지부진한 지도부를 압박하고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당의 결정에 따르지 않았다"고 이유를 들었다. 아울러 "야당과의 협상 결렬로 개원을 하지 못한 책임을 개인 의원들에게 전가하려는 원내 지도부의 얄팍한 생각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개인 차원의 세비 기부 방식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새누리당의 파격적인 세비 반납 결정에 대해 "원 구성 협상을 두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여야에 자극을 주고 국민에게 통쾌함을 안겨주는 이점이 있지만 정치에 대한 국민의 냉소를 더욱 부채질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궁극적 제도 개선 없이 국회가 의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높아질 때마다 전례 없는 파격 행보를 보이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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