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을 알자] 갑상선암 진단과 치료

여성 발병 가장 많은 암…초음파 검사로 조기 진단 늘어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면서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는 환자들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면서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는 환자들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1년 12월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1999년 이후 2009년까지 전체 암 발병 건수는 연평균 3.4%가량 늘었다. 그런데 갑상선암은 남성 연평균 25.6%, 여성 25.4%로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10년 전만 해도 전체 암 발생률 중 10위권밖에 있던 갑상선암은 현재 전체 암 발생률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갑상선암(7.9%)의 발병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2009년 기준 여성은 갑상선암'유방암'대장암'위암'폐암 순이었다.

갑상선암 발병이 늘어난 이유는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면서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통해 암 진단을 받는 환자들이 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전에는 갑상선 혹(결절)이 겉으로 보이거나 만져질 정도가 돼야 발견했으나 지금은 겉으로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작은 갑상선 혹을 곧잘 찾아낸다. 실제로 주위에서 갑상선암으로 수술받은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작은 바늘로 세포 뽑아내 검사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은 수술을 받는 경우, 일부 진행된 환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치료 결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수술 여부 및 범위,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치료 등에 있어 많은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갑상선 결절(갑상선 세포의 과증식으로 조직의 어느 한 부위가 커져서 혹이 되는 경우)을 검사해야 하는가?'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라고 단순하게 말하라면 '아니오'가 답일 것이다. 갑상선 결절의 진단에 가장 기본 검사는 초음파다.

최근엔 '미세침흡인세포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작은 주사 바늘(미세침)로 갑상선 결절을 외부에서 직접 찔러 일정량의 세포를 채취(흡인세포)한 후 그 모양에 따라 결절 종류를 판정하는 것이다. 갑상선 결절의 진단에서 조직검사 대신 시행한다. 조직검사보다 합병증이 월등히 적은 장점이 있고, 진단의 정확도도 높다.

이 때문에 최근 늘어나는 갑상선 결절의 감별 진단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검사다. 보통 갑상선 초음파검사 결과에 따라 미세침흡인세포검사를 결정한다. 초음파만으로도 암 양성임을 알려주는 소견인 스펀지 형태나 낭종으로 보인다면 굳이 이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1cm 이상인 결절인데도 양성 소견이 없다면 미세침흡인세포검사를 해야 한다.

◆결절 크기에 따라 접근법 달라

문제는 최근 1cm 미만의 미세 갑상선암이 급격히 늘면서 1cm 미만의 결절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가 논란이다. 다시 말해서 1cm 미만의 결절이라면 과연 어떤 경우에 미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시행할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다.

최근 발견되는 작은 크기의 갑상선암은 대부분이 갑상선유두암이다. 한편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갑상선유두암을 크기에 따라 분류하는데 크기가 1cm가 되지 않는 갑상선유두암을 갑상선미세유두암으로 정의하고 있다.

최근 2010년 대한갑상선학회 치료권고안은 이렇다. ▷1cm 미만의 결절을 다시 0.5cm를 기준으로 나눈 뒤 ▷0.5cm 이상인 경우 갑상선초음파에서 악성임을 알려주는 소견이 있으면 미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시행하고 ▷0.5cm 미만인 경우 갑상선초음파에서 악성임을 시사하는 소견이 있더라도 미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경과 관찰할 것을 권고한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의달 교수는 "0.5cm 미만의 갑상선미세유두암도 림프절 전이와 갑상선 외 침범이 있을 수 있으며, 검사 기관마다 정확도가 다르다는 점들을 고려하면, 0.5cm 미만의 모든 결절을 그냥 두고 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침흡인세포검사에서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으면, 치료를 위해 수술을 하게 된다. 전통적인 갑상선암에 대한 수술 치료는 갑상선암을 제거함과 동시에, 양쪽에 있는 갑상선의 정상 조직 모두 제거하는 갑상선전절제술이다.

최근에는 ▷1cm 미만이면서 ▷갑상선 외 침범과 림프절 침범이 없고 ▷단일 결절인 경우 갑상선암을 포함한 같은 쪽 부위만 잘라내는 엽절제술(갑상선은 우엽, 좌엽, 협부로 이루어져 있음)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견해가 있다.

◆갑상선암 수술 후에도 후유증 생겨

갑상선 수술이 비교적 간단하다고 해도 합병증이 완전히 없는 수술은 아니다. 수술 후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이 일시적으로 올 수 있다. 부갑상선은 갑상선 뒤쪽에 있는 콩알 모양의 내분비 조직이며, 부갑상선 호르몬은 체내 칼슘 농도를 조절한다. 갑상선 수술을 할 때 부갑상선이 함께 제거돼 기능저하증, 즉 혈중 칼슘이 떨어지는 증상이 올 수 있다. 칼슘이 부족하면 손, 발, 입술이 저린 증상과 근육통, 근육 경련, 얼굴 및 팔다리 통증이 오고 심하면 전신 경련과 발작이 온다. 대부분 일시적이지만 일부 영구적인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해서 칼슘제와 비타민D를 지속적으로 보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수술 후 쉰 목소리, 고음장애 등이 갑상선 주위 신경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수술 후 6개월~1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일부에서는 증상이 남을 수 있다. 이밖에 전신 증상인 피로감, 전신무력감, 불안, 우울 등이 갑상선암 수술 후 일부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수술 후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갑상선전절제술을 받은 경우, 남아있는 정상 갑상선 조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갑상선호르몬제 투여가 필요하다. 갑상선호르몬제를 투여해서 갑상선자극호르몬을 억제하면, 재발을 막아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갑상선엽절제술의 경우, 남아 있는 갑상선의 기능 상태에 따라 갑상선호르몬제 투여 여부가 결정된다.

##갑상선 결절 크기에 따른 치료방법

0.5cm 미만 : 검사 없이 초음파로 경과 관찰 가능

0.5~1cm : 초음파에서 악성이 의심되는 소견이 있는 경우 미세침흡인세포검사 시행

1cm 이상 : 미세침흡인세포검사 시행

1cm 미만 갑상선암 : 갑상선엽절제술 시행 고려

1cm 이상 갑상선암 : 갑상선전절제술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로 잔여 갑상선을 제거한 경우 주기적으로 갑상선초음파와 혈액 티로글로불린 검사로 경과를 관찰함.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의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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