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견기업군이 급성장하고 있다.
대기업이 없는 대구 경제에서 중견기업은 매출'고용 창출을 통해 지역 성장을 주도해 나갈 리딩 기업 역할을 맡고 있으며 유럽발 세계 금융 위기를 헤쳐나갈 든든한 버팀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견기업 전성시대
2007년 대구시 스타기업 선정으로 이름을 알린 ㈜아바코(대표 성득기)는 5년이 지난 현재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우뚝 섰다. 스타기업 선정 당시 매출액 257억원, 직원 숫자 121명에서 2011년 기준 매출액 2천487억원, 직원 숫자 310명으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2년에는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다. 지난 4월 지식경제부가 글로벌 수출 기업 육성을 목표로 선정하는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된 데 이어 대구시가 지난달 사상 최대 외투 유치(3억2천만달러)에 성공한 미국 스타이온사에 태양전지 박막 증착 장비를 제공한다.
대구시는 지난 3월 스타기업 성과 보고회에서 주력 제품(스퍼터 장비)과 더불어 박막 증착 분야 세계 최고 기업으로 아바코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2010년 매출액 1천억원 돌파 이후 지난해 월드클래스 300에 먼저 선정된 캐프는 세계 3대 자동차 와이퍼 업체로 도약한 대구 중견기업이다. 2001년 100만달러 수출탑을 시작으로 2008년 5천만달러, 2011년 1억달러 수출탑을 연거푸 수상했다. 캐프는 5년 안에 자동차 와이퍼 생산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캐프 역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속적 성장을 위해 와이퍼 이외 신성장동력 사업 확보에 나선 것.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간 신성장 전략 전문 컨설팅을 통해 양극활물질과 전기자동차 배터리 패키징 분야를 신사업 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매출 1천억원 이상 지역 중견기업은 48개사로 5년 전(2007년) 31개사보다 17개사나 증가했다. 아바코, 캐프 등 신규 진입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기존 기업 중에서는 희성전자㈜(서울 본사)'한국델파이㈜'㈜티케이케미컬 1조원대, 신라철강㈜'동일산업㈜(포항 본사)'대동공업㈜ 5천억원대, 에스엘㈜'㈜엠비성산'평화정공㈜ 4천억원대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표 참조)
중견기업은 고용 창출 면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매출 1천억원 이상 중견기업 중 300명 이상 고용 업체는 모두 19개 사. 한국델파이가 1천940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에스엘(1천400명), 평화오일씰공업(1천78명), 경창산업(886명), 티케이케미컬(850명), 대동공업(800명), ㈜이수페타시스(790명), ㈜평화발레오(705명) 등의 순이다.
대구 중견기업군은 잇단 외자 유치 성공에 힘입어 한층 더 두터워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IHL㈜이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에 둥지를 튼 데 이어 삼성과 일본 스미토모화학 합작사인 SSLM이 성서5차첨단산업단지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중견기업을 키우자
대한민국에서 '중견기업'이라는 단어는 생소하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은 제조업 기준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 자본금 80억원 이하에 해당하며 이 범위를 벗어나면 대기업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산업발전법 제정을 통해 종업원 수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 범위를 벗어나면서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지 않는 기업으로 중견기업의 법적 기준을 마련했지만 매출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다. 중견기업연합회에서는 종업원 수 300~999명에 매출액 400억~1조원 미만을 중견기업으로 정의하고 있으나 모든 업종에 일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달 1일 '중견기업 선정 및 지원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중견기업정책관(일명 중견기업국)을 신설, 실물정책부처인 지식경제부에 두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허리 역할은 극히 미미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올라서는 산업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신설 중견기업국을 통해 중견기업 성장을 위한 세제 지원과 성장 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지역 입장에서 중견기업은 대구 제조업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 성장의 주축으로 기능 할 수 있다. 대구시 성웅경 경제정책과장은 "유럽 위기로 한국 수출 전선에 빨간등이 켜졌지만 대구는 상대적으로 예외"라며 "수출 선봉에 선 중견기업이 지역 제조업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지역경제계는 "대기업 유치에 목을 매기보다 지역 중견기업을 먼저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며 "중견기업이 지역 경제 주체로 기능 할 수 있고, 중소기업과 달리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책은 전무하다는 점에서 중앙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지방 차원의 중견기업 육성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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