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과 수성구의회는 한 아파트 시행사가 기부채납하기로 약속했다가 2년 동안 공사가 중단된 범어권 구립도서관에 대해 남은 공사를 직접 시공한 뒤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수성구청과 수성구의회는 25일 "그동안 두산위브더제니스 시공사이자 도서관 건립 보증을 섰던 두산건설과 여러 차례 협의를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구청이 7월부터 남은 공사를 직접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청에 따르면 두산건설과 시행사인 해피하제에 도서관 기자재 관련 시설을 구청이 부담하고, 업체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건물 설계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변경해 주겠다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범어권 구립도서관은 해피하제가 2009년 말 두산위브더제니스 주상복합아파트 준공 검사 시 도서관을 건립해 수성구청에 기부채납하겠다고 '공증'하고 시공사인 두산건설이 연대 보증했지만 2010년 7월 공정 85% 상태에서 중단돼 지난 2년간 방치됐다.
구청과 구의회는 우선 구청 예산(110억~120억원 정도)을 편성해 공사를 시작한 뒤 시행사'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청은 골조 공사는 마무리된 만큼 7월부터 공사를 재개하면 내년 5월쯤엔 내부 마감, 인테리어 공사를 마무리하고 개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2년간 도서관 공사가 중단되면서 흉물로 변해 도심미관을 해치고 주민들의 피해도 적지않다"며 "마냥 업체 측에 끌려다닐 순 없다. 구청이 직접 나서 공사를 완료하고 손해배상을 받아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두산건설 관계자는 "최근 구청 간부들과 공사 재개를 위한 조건에 대해 거의 합의했고, 7월 중 착공하자는 얘기까지 했는데 구청이 왜 갑자기 입장을 바꿨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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